주가는 뒷걸음, 투자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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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의법칙 좋아하네!’

 지난주 후반, 모 포털사이트 증권면의 삼성전자 종목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요지이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삼성전자 종목 투자자는 말 그대로 ‘속 터지는’ 심정이다. 이달 들어서만 무려 세 번이나 대형 호재가 터졌음에도 주가 상승은 커녕 오히려 하락세다. 26일 5% 가까이 급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초보 투자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은 물론 증권가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로 표현했다. 하지만 그날 0.36% 소폭 상승했을뿐 그 다음 거래일과 다다음 거래일 각각 2.69%(1만5000원), 4.98%(2만7000원) 큰 폭 빠졌다. 19일에는 새벽 삼성전자가 참여한 와이브로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이날 3.45%(1만8000원) 올랐다. 대표적 수혜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 거래일 3.33%(1만8000원) 고스란히 뱉어냈다. 23일 ‘황의법칙 8년 연속 입증’ 소식이 터졌다. 당일 주가는 전혀 변동이 없었다. 다음 날은 오히려 1.72%(9000원) 내렸다.

#1. 주범은 반도체 가격

  증시 전문가들은 호재에도 주가가 빠지는 것은 ‘반도체 가격’ 영향이라고 지적한다. 반도체 가격이 속절없이 하락하다 보니 제 아무리 삼성전자라도 버티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주력인 D램(512메가) 가격은 올 초 5달러 후반대에서 최근 1.3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무엇보다 4분기 성수기에 진입했으나 가격 상승세를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수기에 진입해도 상승세를 타지못해, 가격 하락 영향에서 더 이상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시황이 언제쯤 회복될 것인지가 불투명한 것이 더욱 문제”라고 설명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은 것도 호재가 상승세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또다른 연구원은 “2004년 이후 반도체 부문만 선방했고 나머지 부분은 망가진거나 마찬가지”라며 “과거에는 휴대폰 등이 부진을 만회해 줬으나 지금은 그런 대체 품목이 없다”고 말했다.

#2. 관심 저하

“(삼성전자주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다!”. 또다른 증권사 연구원의 말이다. 과거에는 삼성전자를 유심히 지켜보고 바로 대응하는 기관·외국인·투자자가 상당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관심도에서 밀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 보니 주가가 많이 하락해 매력도가 높아졌음에도 마땅히 매수세력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D램 가격이 올랐음에도 주가는 거의 반영이 안 됐다”며 “이는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장기투자자들이 많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경우에도 작년 9월 50%대가 무너진 이후 좀처럼 회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 뜬금없는 루머

  증권가에는 다양한 소식이 판을 친다. 최근 주가가 많이 빠지자 긍정적 소식보다는 삼성전자에 결코 달갑지 않은 부정적 소식이 많이 나오고 있다. 부정적 루머는 투자자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자연스럽게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부분은 확인되지 않고 심증만으로 나오는 것으로 주가 흐름이 안 좋자 ‘그럴 수 있다’는 개연성 수준에서 퍼지고 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주가가 상승세를 탈때는 나오지 않을 얘기가 주가가 빠지면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