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드업계, 인레이특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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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 카드(IC카드) 업계가 때 아닌 외산업체의 인레이(Inlay) 특허 공세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 스마트랙 그룹이 최근 국내에 법인을 설립, 스마트 카드 제조 기술 중 하나인 인레이 특허 기술을 앞세워 그동안 이를 무단 활용해온 인레이 업체들을 대상으로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 조사 활동에 나섰다.

 ‘인레이’란 스마트 카드와 단말기 간 주파수(RF)통신을 위해 스마트 카드 내부에 삽입되는 안테나용 코일을 감아놓은 부품이다.

 이에 따라 인레이 업체와 이를 납품받아온 스마트 카드 제작 업체들은 스마트랙의 특허 침해 제기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동시에 통신·금융·교통 등의 응용 산업 분야에 어떠한 파장을 불러올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마트랙 특허 보호 활동 전개=스마트카드는 IC칩·칩운영체계(COS)·인레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인레이 공정 기술은 안테나인 구리선을 녹여붙이는 ‘에칭방식’, 구리선을 코팅 형태로 붙이는 ‘인쇄 방식’ 등이 있다.

 태국 스마트랙이 보유한 인레이 특허 기술은 초음파를 이용해 PVC를 갂고 그 위에 구리선을 붙이는 방식으로 작업성과 신호 수신율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20여곳의 국내 인레이 업체들은 특허 침해 사실을 알고도 태국 스마트랙 기술을 무단 사용해왔다.

 태국 스마트랙은 최근 국내 지사를 설립,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우리나라 스마트 카드의 활용이 통신·금융·교통·전자상거래 등 전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회사의 전략은 스마트 카드 제작 및 개발 업체들이 그동안 사용해온 국산 인레이를 자사 제품으로 전량 교체하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랙은 ‘국산 인레이를 사용하면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지만 스마트랙 인레이를 활용하면 그동안 특허 침해 사례를 묵인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인레이 내수 시장 ‘위기’=스마트 카드 업체들은 국내 인레이 업체들이 현재 스마트랙의 특허를 피해갈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마트랙의 인레이 기술이 국내 시장에 워낙 넓게 포진한 터라 다른 방식의 인레이 기술로 전환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국내 인레이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탓에 특허료를 스마트랙에 지불하고 나면 채산성 악화로 경영 난에 봉착, 상당수가 도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 카드 관련 업체들은 이에 따라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스마트랙에 내줄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랙이 특허 기술을 앞세워 인레이 내수 공급 시장을 장악하면 공급 가격은 협상과 상관없이 이미 정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스마트 카드를 해외 수출하더라도 스마트랙의 인레이를 불가피하게 장착할 수 밖에 없다. 즉, 수출 원가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마트랙 특허 공세에 대응하는 인레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스마트랙 코리아의 특허 침해 행보가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