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이 0인 도체’ ‘구리전력선 대체제’ 정도로만 알아왔던 초전도기술이 생명기술(BT), 환경·에너지기술(ET), 정보통신기술(IT) 등에 널리 활용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 초전도 응용 기술로 꼽히는 ‘자기부상열차’는 벌써 시험단계를 넘어 상용화를 목전에 둔 미래 교통수단으로 점지된지 오래다. 화석연료나 기존 전력선을 이용하지 않고도 시속 50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자기부상열차는 환경 보존형 이동수단이자, 최고 효율의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20세기에 발견된 초전도기술이 한세기만에 피워낸 ‘꽃’인 셈이다.
◇초전도기술 생활 가까이로=우선 BT분야에선 단백질 구조를 해명할 수 있는 초고자장의 영상장치(Nuclear Magnetic Resonance), 미세한 뇌자장을 감지해 복잡한 뇌 활동을 분석할 수 있는 뇌자 측정장치 등에 활용될 수 있다.
IT분야에는 기존 반도체에 비해 속도와 효율이 1000배 이상이면서도 크기는 기존 PC 정도인 초전도 슈퍼컴퓨터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인프라 측면에서는 탁월한 속도와 안정성을 보장하는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
과학기술분야에선 미세한 우주전파까지 검출할 수 있는 광대역 초전도체를 이용한 전파망원경, 거대 자장을 만들어 우주탄생 찰나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우주탄생의 비밀을 규명할 수 있는 양성자 가속기 등에 두루 채택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무궁무진한 초전도 기술 활용 분야를 내다보고 과학기술부는 지난 2001년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류강식 www.cast.re.kr)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초전도사업단은 2011년까지 구리도체 100배 이상의 전류를 손실 없이 전송할 수 있는 초전도 선을 개발하고 이를 사용해 기존 전력기기 대비 크기, 중량 그리고 손실을 절반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초전도 케이블, 초전도 변압기, 초전도 한류기, 초전도 전동기의 실증기를 개발해 낸다는 목표다.
류강식 단장은 “미국, 일본 등 선도국가에 비해 짧은 연구 기간에도 불구하고 대등한 기술 수준에 도달하게 됐다”며 “특히 초전도 한류기 기술은 세계 기술을 리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전도체란=지난 1911년 네덜란드의 과학자 온네스가 헬륨가스를 액화시키는데 성공하면서 액체헬륨(4.2K, 영하 269℃)의 온도를 측정하는 수은 온도계의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로부터 22년 뒤인 1933년 마이스너가 초전도체는 내부자기장을 밖으로 내보는 자기 반발성이 있음을 규명해냈고, 이어 1973년에는 조셉슨이 초전도체는 전압을 걸지 않아도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처럼 △전기저항이 0이며 △자기 반발성을 가졌고 △전압 없이도 전류가 흐르는 것이 초전도체의 3대 특징으로 압축된다.
과학자들의 고민은 극저온에서 나타나는 초전도 현상을 되도록 높은 온도까지 끌어올리는 것으로 이어졌다. 잇따른 연구성과에 의해 상온에서도 초전도현상을 발생시키는 초전도체 발견 또는 합성·화합물 생성이 멀지않은 것으로 과학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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