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쟁보다는 협상이 상책

 최근 한중 업체 간 법적 분쟁을 둘러싸고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틀 전 본지가 이 문제를 주요 기사로 다룬 이후 게임업계에서 많은 전화가 걸려왔다. 대부분 중국업체에 당한 국내 게임업체의 하소연이었다.

 무턱대고 계약금을 주지 않은 사례부터 시작해 누가 봐도 짝퉁임이 분명한 게임을 만들어 버젓이 서비스하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국내 게임업체가 중국에서 받은 피해만 모아도 두꺼운 사례집 한 권은 만들고도 남을 법했다.

 국내 게임업계의 최대 시장이면서도 상식 밖의 행동을 저지르는 일부 기업 때문에 중국 게임업계 전체가 욕을 먹는 셈이다. 지나치게 자국 업체 비호만 일삼는 중국 정부에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다행이다. “왜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처럼 자국 업체를 보호하지 않는가”라든지 “중국 정부에 외교 차원에서 정식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판이다. 심지어는 한중 FTA에서 이 문제를 정식 거론하자는 앞서가는 의견까지 나오는 정도다.

 피해를 입으면 감정이 격해지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산업 특히 국가 간 교역은 격앙된 감정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아진다. 중국 정부가 어처구니없는 정책을 편다고 우리도 같은 장단에 춤을 출 수는 없다.

 잘못은 정확히 바로 잡아야 하지만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민간 모두 협력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며칠 후 문화부 관계자와 게임업계 주요 CEO가 중국 측 인사를 만나러 서해를 건넌다. 한중 게임 교류가 꼬일대로 꼬이고 국내 게임체의 중국 정부나 기업에 대한 감정이 격앙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한국 대표단의 이번 중국 방문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전쟁보다는 협상이 상책이다. 이번 만남에서 양국의 게임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길 바란다.

 장동준기자(콘텐츠팀)@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