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호황을 구가해왔던 국내 2위권 셋톱박스 업체들이 전통적인 비수기인 지난 3분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특히 해외 방송사업자들의 발주물량이 집중되는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많게는 배 가까이 매출이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셋톱박스 전문업체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셀런·가온미디어·토필드·현대디지탈테크 등 주요 2위권 업체들이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셀런(대표 김영민)은 하나로텔레콤의 IPTV 셋톱박스 공급이 지속되면서 2위권 셋톱박스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440억원의 매출과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유일하게 2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영업이익이 늘어났고, 4분기에는 이번 분기보다 25%나 급증한 5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온미디어(대표 임화섭)는 지난 3분기 243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저조했지만, 4분기에는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바라보고 있다. 인도 하스웨이·타타스카이 등 대형 방송사업자 수주물량은 물론 스카이라이프의 위성 셋톱박스 잔여 공급분이 남아 있기 때문에, 3분기보다 배 가까이 많은 450억원 안팎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토필드(대표 이용철)는 유럽 오픈마켓 시장에서 개인영상저장장치(PVR) 겸용 프리미엄급 셋톱박스가 꾸준히 팔려나간 덕분에 지난 3분기 326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가 이어지면 4분기에는 역시 50%나 급증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디지탈테크(대표 정규철)도 지난 3분기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에는 인도·동유럽 방송사업자 발주물량이 생겨나면서 역시 최고의 분기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2위권 셋톱박스 업체들의 선방과 달리 선두 업체인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저조한 편이다. 휴맥스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1715억원의 매출과 3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직전 분기에 비해 각각 10% 성장과 33% 역신장을 기록했다. 휴맥스는 미국 디렉TV의 HD급 셋톱박스 신규 발주가 시작되는 내년초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 효과를 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SK증권 이지훈 연구원은 “3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고, 특히 업체들 대부분이 4분기에 매출이 몰릴 것”이라며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의 실적 호조세는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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