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불모지였던 미얀마에 최초로 컴퓨터 박사과정을 개설한 한국인 교수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한국항공대 컴퓨터정보공학과 박종서(47) 교수.
박 교수는 2001년 2월부터 매년 여름·겨울방학 때 미얀마를 찾아 학생에게 컴퓨터 박사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박 교수가 미얀마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8년. 개발도상국을 돕는 외교통상부 산하 국제협력단(KOICA) 교수단으로 활동하던 박 교수는 1998년 6월 “미얀마에서 컴퓨터 관련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박 교수는 적잖은 고민을 했지만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1개월 뒤 미얀마 양곤컴퓨터대학을 찾아 한달 동안 학생에게 컴퓨터 관련 과목을 가르쳤다. 그러나 외환 위기 여파로 박 교수의 미얀마 지원 활동은 1년만에 중단됐다.
박 교수는 2년6개월 뒤 옛 제자인 싼다 쎄인(여·33)으로부터 “다시 미얀마로 와서 제발 우리를 가르쳐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고 박 교수는 곧바로 자비를 들여 양곤컴퓨터대학으로 향했다.
박 교수는 미얀마에 인터넷망이 연결되지 않은데다 관련 서적도 거의 없어 어려움이 컸지만 소프트웨어 공학·컴퓨터 구조·네트워킹 등의 박사과정 과목을 미얀마 최초로 개설했다.
박 교수는 “미얀마 학생의 열정을 봤다.학습 여건은 열악했지만 미얀마 학생은 힘들게 컴퓨터 서적을 구하면 서로 돌려가며 달달 외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후 방학 때마다 미얀마를 찾아 학생을 가르쳤고 마침내 2004년 2월 미얀마 최초로 33명의 컴퓨터학과 박사과정 1기 졸업생이 탄생했다.
이들은 현재 미얀마에 신설된 26개의 컴퓨터대학에서 학장을 맡고 있고 이 대학은 박 교수가 개설한 과목을 그대로 가르치고 있다.
또 2003년 1월에는 미얀마 최초로 컴퓨터 관련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현재까지 5회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박 교수의 제자 4명이 박 교수의 추천을 받아 항공대로 유학을 와서 컴퓨터공학을 배우고 있다.
박 교수는 “미얀마와의 인연이 벌써 10년째”라며 “지금까지는 박사과정을 개설하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이제는 졸업생이 자신의 지식을 실제로 응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