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성장엔진, 중핵기업](40)이지케어텍

 EMR(전자의무기록) 전문업체인 이지케어텍의 연구원들이 현장 간호사와 함께 EMR 프로그램 구성과 추가·변경을 의논하고 있다.  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
EMR(전자의무기록) 전문업체인 이지케어텍의 연구원들이 현장 간호사와 함께 EMR 프로그램 구성과 추가·변경을 의논하고 있다. 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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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도 모르는 사이 병원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두꺼운 차트, 검사 기록지, 엑스레이 필름 등을 번갈아 보며 바쁘게 진료기록을 써내려가던 의사 모습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신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진단과 처방을 동시에 내리는 의사 모습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지케어텍(대표 이철희, www.ezcaretech.com)은 이런 최첨단 병원환경을 구현하는 EMR(전자의무기록) 기반 통합의료정보시스템 업체로 우리나라 의료정보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고 있다.

 종합병원은 하루에도 천차 만별의 증세를 가진 수 천명의 환자가 진찰·처치·수술은 물론 의식주까지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작은 도시와 같다. 따라서 병원의 생리와 시스템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이 유통이나 금융 사업처럼 특정 업무만을 정보화하는 일반 정보기술(IT)과 노하우로는 섣불리 접근하기 힘든 영역이 바로 의료IT이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연전연승하고 있는 이지케어텍 선전이 더욱 눈에 띈다.

 ◇경영성과 폭발적인 성장세=이지케어텍은 지난 2001년 2월 국내 최고의 의료IT 전문인력들이 주축이 돼 세계적 수준의 의료환경을 우리나라에 실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창립 초기 인원은 20여명에 불과했으나 EMR 개발을 위한 분석 작업에 이어 설계 및 구축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그 규모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 모두가 우리나라 의료환경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던 대형병원 전용 EMR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었다. 200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개원과 동시에 대형병원 EMR 기반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개발, 국내 의료IT를 선진국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

 또한 신축 병원과 달리 기존 병원은 과거의 정보시스템과 업무프로세스 전환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2004년 10월 서울대학교병원의 EMR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올해 보훈병원 산하 5개 병원·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의 EMR 사업과 국립암센터·국립의료원·제주대학교병원 등의 IT아웃소싱 서비스를 수행, 국공립병원 의료정보 시장을 석권하다시피하고 있다. 현재 22개 중대형병원에 IT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직 규모도 급성장, 설립 당시 20여명이던 인원은 6년만에 15배로 늘어났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무려 250% 성장한 300억원이다. 이미 상반기에 100억원을 가볍게 돌파,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립 이후 지속적인 흑자경영 기조를 유지, 의료IT 영역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대기업들과는 사뭇 대조된다.

 ◇따라올 수 없는 전문성과 노하우=다른 분야에서 실패를 모르던 대기업들이 하나 같이 힘겨워하는 것이 바로 의료IT 사업이다. 의료 업종의 특성상 고도화된 전문지식을 갖춰야 하고 사용자의 눈높이는 여타 고객보다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요구한다. 따라서 전문지식과 업종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이 기존 사업 접근방식으로는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는 물론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이지케어텍은 설립 당시부터 핵심멤버 전원을 의료IT 경력자 주축으로 구성했다. 현재 10년 이상 경력의 인력이 가장 많이 속해있는 전문가 그룹이다. 최근에는 의사·간호사 경력자 및 IT 전문가 참여로 의료와 IT의 전문성 향상 및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무엇보다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읽는다는 것이다. 주력 솔루션인 EMR 시스템 개발 초기부터 의료IT 전문인력은 물론 100명 이상의 의료 전문인력이 참여한 덕에 고도의 전문성을 축적, 초대형 병원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형태의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시장 선점에 의한 효과 역시 상당하다. 이 회사가 대형 병원 EMR 솔루션을 개발한 이후 이 회사 EMR은 대형 병원의 기술 표준이 되다시피 했다. 심지어 EMR을 처음 접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이지케어텍의 시스템에 익숙해져 EMR이 없는 병원을 생소하게 여길 정도라고 한다. 수 년간 시스템을 이용한 의료진의 의견과 노하우를 EMR에 반영,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 역시 시장 개척자가 누릴 수 있는 선점 효과를 적절히 활용했기 때문이다.

 ◇전문성으로 글로벌 u헬스 기업으로 성장=u헬스 비즈니스는 단순히 생체신호 검사 단말기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축적된 개인의 병력과 생체정보를 의료진이 분석하고 관장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국공립 대형 병원의 정보화 사업 주도로 누구보다 탄탄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이지케어텍이 미래 u헬스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믿어지는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기초적인 사업모델을 남들과 차별화된 고도화 사업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의 의료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영이란 비즈니스 형태에서 보다 차별화된 IT 비즈니스 전략 모델을 수립할 계획이다. 즉, 사업 파트너인 병원과 함께 u헬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의료IT 서비스 기업이 된다는 것이다.

 우선 컨설팅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최근 병원의 대형화와 IT 투자액이 대규모화됨에 따라 정보시스템의 중요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병원업무의 실시간 및 집적화가 심화됨으로써 업무 프로세스 개선은 물론 IT의 전략적 활용 요구도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의료정보 전문인력을 주축으로 한 전담팀이 병원업무 전반에 대한 정보전략계획수립(ISP) 및 프로세스 혁신(PI)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이철희 사장은 “향후 전문 IT 서비스 제공을 통한 토털 의료IT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인터뷰> 이철희 사장

 -2004년 9월 대표이사 취임 후 회사의 발전 모습은 어떤가.

 ▲현재 이지케어텍은 3배에 달하는 고객(병원)을 확보했다. 직원 수도 300여명이다. 내년에는 성장기에 들어선 EMR 시장에서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고 인력도 400명에 달할 것이다. 기업 위상도 높아졌다. ‘쉽게 무너질 회사가 아니다’라고 인정받고 있다. 또한 미국·일본과 같은 의료 선진국을 포함한 20여개국 관계자들로부터 제품 도입 제의를 받은 바 있다. 세계 어디에 제품을 내놓아도 손색 없는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경영 전략에서 중점을 둔 점이 있다면.

 ▲급성장한 조직과 사업규모를 감안한다면 기존 사업 모델과 경영방침으론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해선 새로운 기업 문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가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새로운 핵심가치를 선정하는 데 역점을 뒀다. 수차례의 설문조사를 거쳐 창의, 열정, 신뢰, 전문성 등을 핵심 가치로 정했다. ‘신뢰-창의-열정-전문성’ 등이 선순환 구조를 이뤄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핵심가치를 형상화한 엠블렘도 만들었다. 날개 형상의 엠블렘처럼 비상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의료IT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품 경쟁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300명에 달하는 풍부한 의료IT 전문인력을 보유한 점이다. 즉, 의료업종에 대한 고도화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용자 입장에 서서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 IT를 병원 업무에 어떻게 접목할 지를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다. 나 또한 EMR를 사용하는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의사이다. 의료IT 비즈니스 무대에서 실무자로 활동하고 있다.

 -향후 목표가 있다면.

 ▲이지케어텍의 도약은 이제 시작이다. 국내 의료IT는 규모나 성장성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에 아쉬운 점이 있다. 향후 u헬스를 추구하는 글로벌 IT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우리의 대한민국 의료IT를 국제화함은 물론 ERP하면 SAP, HR 솔루션은 피플소프트, DB는 오라클을 떠올리는 것처럼 세계 어디에서나 ‘의료IT는 이지케어텍’이라고 누구나 인정하는 그 날을 10년 내에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