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던 40인치대에서 LCD에 밀려난 PDP업체들이 오히려 더 작은 32인치 TV용 패널로 대반격에 나섰다.
32인치 TV용 패널은 LCD가 100% 장악해왔다. 32인치 TV는 대중적인 수요에 힘입어 올해 연간 판매량이 작년보다 66%나 급증한 데 이어 내년에도 베이징올림픽 특수로 시장이 급팽창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LCD진영이 PDP가 선점한 40·50인치대 시장을 공략했으나 이와 반대로 PDP가 LCD 텃밭을 정조준하면서 평판 디스플레이 주도권 경쟁은 크기를 불문한 전면전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32인치 HD급 PDP를 개발키로 방침을 정하고 전담 개발팀을 본격 가동했다. 또 지난 3분기 업계 최초로 32인치 SD급 PDP를 출시한 LG전자는 HD급 32인치 신모델 개발에도 나서 내년 상반기 32인치 제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PDP업계 2·3위인 삼성SDI와 LG전자가 나란히 32인치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1위인 일본 마쓰시타도 시장 가세를 적극 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100% LCD가 점유해온 32인치 패널 시장에 PDP가 빠른 속도로 침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PDP업체들은 LCD보다 5% 이상 저렴한 가격에 32인치 PDP를 출시해 초반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 3분기 말부터 32인치 PDP를 본격 출시한 LG전자는 올해 60∼70만대를 양산, LCD의 안방인 32인치 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을 뺏아올 방침이다.
PDP업체들이 이처럼 32인치 시장을 정조준한 것은 올해 32인치 LCD가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20∼30달러 반등하는 등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면서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40인치·50인치대보다 리스크가 훨씬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필립스LCD 여상덕 부사장은 이와 관련 “중국이나 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가격이 싼 32인치 LCD TV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반면에 32인치를 주로 양산하는 6세대 라인 신규투자는 거의 없어 내년에도 32인치는 공급부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32인치 PDP 양산은 공장가동률을 유지 전략으로도 활용되는 양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2분기 계절적 비수기에 32인치를 추가로 생산할 경우 공장가동률 급락을 막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공장가동률 유지는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절감 효과로 이어져 수익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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