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가 올해 새롭게 시작했거나 신규 성장동력으로 삼은 통신 서비스 가운데 와이브로를 제외한 무선 분야는 토끼 걸음을, 유선 분야는 거북이 걸음을 걸었다. 무선 분야의 WCDMA 서비스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확대한 반면에 유선 분야의 IPTV·결합상품·인터넷전화 등은 겨우 목표치를 맞추거나 아예 하향 수정했다. 연간 일정한 단말기 교체 수요가 있는 무선 분야와는 달리 유선은 가정 수요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신규 서비스의 대체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4일 본지가 집계한 10월 말 현재 통신 신규서비스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WCDMA의 가입자 달성률은 목표치의 96%에 이르러 가장 활성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WCDMA 서비스는 당초 KTF 270만명, SK텔레콤 150만명으로 420만명이 목표였지만 10월 말까지 405만명으로 거의 근접했다. 남은 2개월 동안 140만명 안팎의 추가 가입자 유치가 가능해져 30% 초과 달성이 예상됐다. KT의 무선 재판매도 여러 규제 이슈에도 불구하고 순증 가입자 목표치 20만명을 상반기에 달성했다.
무선 분야가 대체로 순항했지만 유선 분야는 그렇지 못했다. 신규 서비스는 출시일이 늦어지거나 가입자 증가 속도가 예상치를 밑돌아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더딘 행보를 보였다.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는 지난해까지 30만명을 돌파하며 올해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했으나 최근 80만명으로 목표치를 조정했다. 올 초까지 증가 속도가 붙었다가 7월 부실 가입자 정리와 ‘정통망법’ 시행에 따른 텔레마케팅 위축으로 주춤하면서 10월 말 현재 66만명 수준에 그쳤다. KT의 메가TV는 23만명으로 30만명 목표치의 76%를 달성했다. 하지만 목표치 자체가 보수적인 수준이어서 크게 활성화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LG데이콤의 가정용 인터넷전화는 4개월여 만에 13만명을 확보하면서 목표치의 절반을 넘어섰다. 출시가 다소 늦어진 점 등을 감안해 목표치를 24만명으로 낮춰 잡았기 때문에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년차를 맞는 LG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은 현재 170만명(LG데이콤 유치 가입자 포함)으로 당초 목표치인 200만명을 밑돌 것으로 보이며 내부적으로 180만명을 목표로 했다.
같은 무선 서비스라 해도 와이브로는 WCDMA에 가려 더딘 행보를 보였다. KT의 와이브로는 당초 ‘20만명’ 가입자 목표를 최근 ‘10만명 이상’이라는 다소 모호한 기준으로 낮췄다. 10월 말 현재 7만명 수준으로 10만 돌파가 예상되나 그 이상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벌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서비스 전망이 사업자들의 연말 마케팅 활동과 내년 사업 전략에 따라 지금까지와 다른 양상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통신 신규서비스 가입자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