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
-이안 존스톤 SWIFT 아시아태평양 대표이사
-리차드 워커 외환은행장
*사회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지난 6일 한국무역협회와 국제금융전자통신기구(SWIFT), 외환은행이 글로벌 전자무역프로세스 통합모델을 공동 개발한다는데 합의한 것을 두고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무역협회는 ‘IT코리아’를 기반으로 전세계 전자무역인프라를 주도해왔고 SWIFT는 세계 최대 금융네트워크 운영기관이다. 또 외환은행은 한국을 대표하는 무역금융 전문은행이다.
3개 기관은 앞으로 한국형 전자무역플랫폼인 ‘u트레이드허브’와 무역업체 및 은행을 위해 SWIFT가 개발한 ‘트레이드 서비스 유틸리티’(TSU)를 연계해 한차원 높은 무역결제 솔루션 확보에 들어간다. 특히 6만여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무역협회와 200여개 국 8300개 이상의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SWIFT가 각각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최대한 활용해 무역결제분야에서 상호 긴밀한 보완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글로벌 전자무역 시장의 본격 개화가 예고된다.
이런 배경을 두고 본지는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 이안 존스톤 SWIFT 아시아태평양 대표이사, 리차드 워커 외환은행장을 초청해 글로벌 전자무역의 지구촌 확산을 논의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사회)= 무역협회·SWIFT·외환은행이 6일 교환한 ‘글로벌 전자무역 협력 MOU’는 글로벌 전자무역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한국무역협회, SWIFT, 외환은행 모두 글로벌 전자무역 활성화를 이끌 핵심 플레이어들인데다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시도이기 때문인데요. 먼저 이희범 회장께서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와 전자무역 현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요.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20세기 3대 발명품인 PC, 반도체, 인터넷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 간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90년대 중반부터 정보화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앞선 정보화는 전자상거래 확대로 이어져 지난해 한국의 전체 상거래 가운데 전자방식을 통한 거래가 20%를 넘어섰습니다. 무역협회는 90년부터 무역자동화를 주도해 왔습니다.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에 걸맞는 무역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2005년부터는 전자정부 과제로 ‘전자무역서비스 구축’ 사업을 민관합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2월에 초일류 국가전자무역 플랫폼 u트레이드 허브가 완성됩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무역을 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트레이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리차드 워커 외환은행장=외환은행은 한국에 무역대금결제 및 외환관련 선진 서비스의 도입을 선도해 왔습니다. 저는 며칠 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기간 동안 저명한 금융전문지인 ‘글로벌 파이넌스’로부터 한국최우수 무역금융은행상과 최우수 외국환은행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수상을 포함하여 외환은행은 7년 연속 ‘최우수 무역금융은행’, 6년 연속 ‘외국환은행’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려왔습니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무역금융, 외국환 및 국제금융 전문은행임을 국제 금융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공인 받는 증거라 하겠습니다.
◇이안 존스톤 SWIFT 아시아태평양 대표이사=SWIFT는 은행간 통신네트워크망으로 전세계 은행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실시해 왔습니다. SWIFT는 글로벌 금융서비스의 제공을 목표로 창립된 기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관련 메시지를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전달하여 금융관련 사고의 위험을 방지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목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209개국 8300여개 금융기관을 회원으로 하고 있으며 아시아서만 42개국 1400여개 기관이 SWIFT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회=3개 기관이 전자무역 협력을 위한 MOU를 교환했는데요. 그 내용과 배경은 무엇인가요.
◇이희범=무역협회는 올해 초부터 유비퀴터스 무역서비스를 목표로 e-Biz 본부를 신설하고, 16개 전자상거래 기관과 협력체계를 마련했습니다. 2005년 9월에는 세계 최초로 전자신용장 서비스를 선보였고 올 5월에는 인터넷 기반의 국가 전자무역서비스도 구축했습니다. 이미 원산지증명서, 보험증권, 신용장 등 모든 무역문서를 전자화하였으며, 현재 전자선하증권을 개발 중입니다. 내년 2월이면 은행, 선사, 상의 등의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u트레이드 허브를 통해 계약부터 물류, 통관, 요건확인, 대금결제까지 전자적으로 처리가 가능한 e-네고(Nego) 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무역문서는 해외로도 유통돼야 하며, 무역대금 결제를 위해서는 해외 은행과의 연계가 필수적입니다.무역협회가 세계적인 금융네트워크서비스 기관인 SWIFT와 협력한다면, 전 세계 금융기관과 연계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워커= 이미 수출신용장을 전자적으로 통지하는 e-L/C서비스가 u트레이드 허브 내에 개발돼, 외환은행을 비롯한 전 시중 은행이 이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개별 은행이 독자적으로 서비스 이용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하는 TSU서비스가 국가 u트레이드 허브에 연계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면 은행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u트레이드 플랫폼의 이용률을 증대시키는 윈윈 전략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외환은행은 기업들이 u트레이드 허브를 통해 TSU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희범=한국은 세계최초로 전자신용장 서비스를 도입하였습니다. 전체 무역거래 중 신용장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줄어 2006년에는 19%로 낮아졌지만, 중소기업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신용장 거래는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중이 증가하는 무신용장 거래의 전자화 및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즉, 무신용장 거래의 무역대금 결제에 있어서는 이중 네고 등 위험성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어, 전자무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금결제의 안전성을 담보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SWIFT와의 협력은 무신용장 거래의 전자화를 주요 과제로 할 것입니다.
◇존스톤=무역협회, 외환은행, SWIFT 등과 무역업체 및 관련기술 기업 등이 참여하는 실무팀을 구성해 u트레이드 허브와 TSU간의 연계 및 모델 확산을 위한 로드맵을 도출할 계획입니다. 저는 이번 3개기관 연계(union)가 금융서비스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시도임과 동시에 한국의 수출입업체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가 될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사회= 글로벌 전자무역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과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겠습니까.
◇존스톤= 전자무역 활성화의 어려움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됩니다. 많은 영역에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어 전자화 추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보다 많은 대화를 통해 무역 유관 기관들의 협력을 이뤄내야할 것입니다. 보안도 문제입니다. SWIFT는 보안의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보안이 완벽한 모델을 수립해 데이터의 안전한 교환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표준화 문제로, 여러 종류의 표준 난립은 글로벌 무역에 큰 장애물입니다. 표준화의 부분은 여러 기관 및 국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워커= 소매금융에서 인터넷 거래의 증가와 같이 수출입 거래에서의 페이퍼리스화는 선적서류의 준비와 관련된 은행은 물론 기업의 처리시간과 비용의 절감 측면에서 엄청난 효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외환은행이 기업의 솔루션 제공자로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종이없는 무역’(Paperless Trade)을 준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희범=3자간 협력에 의한 전자대금 결제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되면 이를 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차세대 e마켓플레이스 결제에도 적용해 안전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입니다. 문서와 기술 표준화는 글로벌차원에서 전자무역 발전을 위한 첫 번째 과제입니다. 한국은 UN/CEFACT, APEC 등에서 진행하는 전자무역 표준화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두 번째는 어느 나라나 전자무역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거래 상대국에 시스템을 보급하는 일입니다. 한국은 카자흐스탄, 도미니카, 몽골 등에 전자무역시스템 수출을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태국에도 전자무역 미래모형을 제시하여 채택된 바 있습니다. 세 번째 과제는 거래의 안정성과 보안성, 신뢰성 확보를 위한 대금결제시스템과 글로벌 인증 체계의 확보입니다. 이번 3자간 MOU는 무역거래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리=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