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티우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활보하던 거리를 기억하는가. 전세계 소위 명품 브랜드 숍들이 총집합했다는 베버리힐즈 로데오 드라이브가 이곳이다. LA 로데오 드라이브, 뉴욕의 5번가, 시카고의 매그니피선트 마일 등 미국 주요 대도시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거리가 존재한다.
현실 세계의 명품 숍들이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미국의 대표적 백화점 삭스나 패션명품 업체 아르마니의 인터넷 쇼핑몰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오히려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품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스커트 한 장이 3000달러, 정장 한벌은 5000달러가 보통이다. 유명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의 재킷이 5500달러, 발렌티노 드레스가 7900달러에 이른다. 고가일수록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비쌀수록 잘 팔린다. 일반인들이 쉽게 구입할 수 없는 제품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명품족들의 심리가 인터넷 쇼핑에도 반영된 것이다.
백화점 체인 니만 마커스의 브렌든 호프만 온라인사업부 사장은 “최근 18개월동안 명품 의류의 인터넷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특히 최고가 제품일수록 빨리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명품 브랜드만 취급하는 전문 온라인 쇼핑몰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넷어포터(Net-a-Porter), 육스(Yoox) 등이 대표적인 사이트. 넷어포터는 올해 매출이 전년대비 85%로 급증했으며 순익도 늘어났다. 육스 역시 2005년 7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한 이후 연간 40% 이상 성장했다.
명품 브랜드의 고향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육스는 온라인 쇼핑몰 노하우를 살려 최근 마르니·아르마니 등 명품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브랜드별 전용 쇼핑몰을 개설하기도 했다.
아르마니의 로버트 트리푸스 수석부사장은 “이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인터넷으로 옷을 구입하는 고객층이 사실은 굉장히 세련된 패션감각을 지녔고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연령대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온라인 사업 확장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인터넷 명품 쇼핑몰들이 과거 다이얼업 방식의 인터넷에서는 불가능했던, 카탈로그를 능가하는 여러 각도의 제품 이미지와 모델 착용 사진들을 사이트에 다양하게 올려놓음으로써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만족스런 쇼핑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브로드밴드 인터넷 보급이 명품브랜드 온라인쇼핑몰 확산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