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는 주로 냉면에 넣어 먹는 양념이죠. 겨자씨를 물에 불린 뒤 맷돌에 갈아 꿀·소금·식초를 치고 더운 김을 들여가며 만든다고 하네요.
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 사람들이 울상입니다. 기획예산처가 최근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아주 맵게 만든 겨자(기관경고, 기관장·임원 성과급 미지급)를 덥석 받아먹었기 때문이죠. 지난 2004년부터 3년씩이나 이른바 ‘거짓 경영실적 보고서’를 낸 벌이랍니다.
그런데 정보사회진흥원이 ‘울며 겨자 먹게’ 된 사연에 조금 측은한 내용이 숨어 있더군요. 류성결 예산처 공공정책관이 “모든 공공기관이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에 데이터를 제대로 올렸는데, 정보사회진흥원만 틀렸다”고 공공기관운영위원들에게 설명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겁니다.
거의 모든 공공기관이 올해 확대·개편한 ‘알리오’에 데이터를 잘못 올리는 바람에 이를 바로잡으려고, 예산처가 지난 9월 이용법을 재교육하고 입력까지 다시 한 것을 두고 정보사회진흥원만 틀렸다고 몰아붙였다는군요. 그렇다고, 기관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예산처에 반발할 수도 없어 “억울하다”는 볼멘소리의 데시벨을 낮춘 채 울며 겨자 먹게 된 거죠.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높으신 나리(중앙부처 공무원)들 문책당하지 않게 최대한 낮게 엎드리는 게 태풍 뒤 맑은 날을 맞는 방법”이라고 정보사회진흥원에 훈수하며 비애에 잠기더군요.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