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동의보감]

 <35> ‘육불치(六不治)’

 편작(扁鵲)은 중국 제나라 출신의 명의로 당대는 물론이고 후대까지 이름을 떨친 전설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편작이 고칠 수 없다고 대놓고 이야기한 여섯 가지의 불치(不治)가 있다.

 그것은 첫째, 교만하고 방자해서 이치에 맞게 하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것(驕恣不論於理一不治也).

 둘째, 몸은 가벼이 여기고 재물을 더 중하게 여기는 것(輕身重財二不治也).

 셋째, 입고 먹는 것을 적절히 잘 하지 않는 것(衣食不能適三不治也).

 넷째, 음양 오장육부의 기운이 정한 바 없이 불안정해지는 것(陰陽臟氣不定四不治也).

 다섯째, 몸이 너무 약하고 여위었는데 약을 먹을 수 없는 것(혹은 잘 챙겨 먹지 않는 것·形羸不能服藥五不治也).

 여섯째, 무당을 믿고 의사를 믿지 않는 것(信巫不信醫六不治也).

 편작이 말한 여섯 가지 불치에는 병명이나 병의 상태에 대한 내용보다 오히려 환자의 마음과 생활 자세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중병(重病)은 말할 것도 없고 가벼운 병이라 할지라도 환자 스스로의 자세가 올바르지 않다면 결국 큰 병이 되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법이다. 편작은 ‘육불치(六不治)’로써 이것을 경고한다.

 한의학은 기운의 상태로 병의 경과와 예후를 파악한다. 그래서 큰 병이 되기 전에, 요즘 같으면 여러 방법으로 하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몸의 병적 상태를 파악해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큰 병이 시작되는 것을 미리 막고자 이런 내용을 이치에 맞게 환자에게 소상히 설명해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치료를 미루고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는 환자가 있다. 대부분 ‘육불치’에 해당한다. 나중에라도 스스로 깨닫거나 좋은 의사를 만나서 치료가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병이 깊어져서 결국은 주변 사람과 하늘만 원망하는 어리석음을 겪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