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섬유업체 화펑팡즈가 오는 26일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다 .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화펑팡즈는 해외 기업으로는 지난 8월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쓰리노드에 이어 두 번째. 물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첫번째다. 쓰리노드와 화펑팡즈에 이어 일본 기업 2곳과 미국 기업 1곳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해외 기업의 한국행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해외 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은 우리 증시가 국제화를 통해 그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투자자에게도 해외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능력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등 국내 증권 산업 전반의 체질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해외 기업의 잇따른 ‘노크’=화펑팡즈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공모에 앞서 현재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다. 렌허커지쿵구(聯合科技控股)와 코웰이홀딩스 등 중국기업 2곳도 각각 유가증권과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합성피혁 제조 및 방직·염색업체 렌허커지쿵구는 지난 8월 유가증권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데 이어 현재 상장 심사를 받고 있다. 카메라모듈 및 광부품제조 전문인 코웰옵틱일렉트로닉스의 지주회사 코웰이홀딩스는 지난달 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이영탁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 이사장은 “국내 증권사와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해외 기업이 이미 20∼3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들 기업 외에 해외 기업의 지속적인 추가 상장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 ‘유치’만큼 중요한 ‘유지’=해외 기업들이 아시아 무대에서 일본과 홍콩을 뒤로 하고 한국 증시를 노크하는 것은 해당기업과 KRX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를 통해 한국 진출을 보다 용이하게 하려는 해외기업들의 이해와 글로벌화·대형화를 통해 거래소 선진화를 꾀하는 KRX의 유치 노력이 부합된 결과라는 얘기다. 이같은 사례는 앞으로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탁 이사장은 “ 해외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욕구는 그리 절박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장을 통해 확산된 브랜드 인지도를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는 것. 또한 동종 분야 한국 기업의 성공 및 선진화 사례를 익히려는 욕구도 많다는 것이다.
KRX가 해외 기업 신규 유치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상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편 KRX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해외 기업의 까다로운 상장 조건 및 절차 개선 주장에 대해, 국내 투자자 보호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 놓고 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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