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판가가 예상을 깨고 11월에도 소폭 오르면서 LCD업체들이 4분기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를 반영해 지난 3분기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 LCD총괄과 LG필립스LCD가 2004년 2분기에 기록한 분기 최고 영업이익을 올 4분기에 갈아치울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특히 북미 주요 TV업체들이 연말 재고량 조정으로 12월부터 패널 구매량을 줄이더라도 최근 LCD TV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국에서 내년 초 춘절 특수를 기대한 주문량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돼 예년과 달리 LCD업체들의 4분기 매출 감소도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이례적 판가 강세=디스플레이서치·위츠뷰 등 시장조사기관들이 집계한 11월 초반 LCD가격은 지난 달에 비해 19인치·22인치 모니터의 경우 1달러, 32인치·37인치 TV패널은 2달러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트북용 패널과 42인치 TV용 패널은 전월 가격을 유지했다.
이같은 가격 강세는 지난 2005년과 2006년의 LCD 판가가 3분기 성수기를 끝내고 10월과 11월에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한 것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LCD 수요가 꺾이지 않고 3분기 고점을 경신하며 오히려 증가,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신기록 전망 봇물=판가가 상승하자 영업이익 신기록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증권·우리투자증권·굿모닝신한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LG필립스LCD가 4분기 7740억∼9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제히 발표했다. 삼성전자 LCD총괄도 비슷한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제조원가 절감은 3분기보다 진전된 상황에서 판가까지 오르면서 LPL의 경우 지난 10월 영업이익만 3분기 영업이익의 40%를 넘는 30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11월에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돼 12월 재고량 조정으로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지난 2004년 2분기에 기록한 7710억원의 최대 영업이익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말이 고비=하지만 이달 23일부터 시작되는 북미 최대 TV성수기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춰 주요 TV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이벤트를 준비중이어서 LCD 판가가 약세로 급반전할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또 TV업체들이 재고량 조정을 위해 12월부터 LCD 구매를 크게 줄여 LCD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할 수 있는 점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LCD업체들은 이같은 계절적 영향으로 4분기 실적이 3분기를 넘어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현대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재고량이 많은 마쓰시타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춰 초특가 판매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LCD TV 수요가 PDP TV 수요보다 훨씬 강해 LCD TV 판가를 낮추지 않더라도 판매 호조를 유지하는 등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12월 재고량 조정도 올해에는 북미 시장에 한정된 이슈이고, 중국에서는 내년 2월 춘절과 베이징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오히려 주문량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돼 LCD업체들이 12월에도 매출이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PT 등 대만 LCD업체들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특수로 엄청난 수요가 예상돼 연말까지 공장가동률을 줄이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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