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MAP]PC-휴대폰간 MAP 경쟁 가속화

 걸어다니며 보는 모바일 TV(DMB), 손안에 들어온 PC(UM PC), 휴대폰으로 들어온 카메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게임. 멀티미디어의 융합이 가속화되며 휴대형 디지털기기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1979년 MIT의 네그로폰테 교수가 방송·컴퓨터·출판 등의 융합을 미디어 컨버전스라고 언급한 이후 30년이 안 된 현재 인터넷으로 인한 디지털기기의 융합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다. 그 중심에 멀티미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시키는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MAP)가 자리 잡고 있다. MAP는 PC나 휴대형기기에서 비디오·오디오·카메라 기능 등 다양한 미디어를 구동시키는 중추적인 기관으로 원칩화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그래픽 칩세트업체는 물론이고 통신칩업체인 퀄컴·브로드컴, CPU업체인 인텔·AMD, 종합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르네사스·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프리스케일반도체·TI, 국내 팹리스업체인 코아로직·엠텍비젼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이 MAP칩을 속속 쏟아내며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 특히 PC와 휴대폰은 서로 기능과 모양이 닮아가면서 차세대 시장을 놓고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한창이어서 양쪽 진영 기반의 MAP칩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휴대성 앞세운 통신과 멀티미디어 강화=통신칩업체는 휴대폰으로 이동성이 검증돼 MAP칩의 멀티미디어 성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DMA분야 통신칩 강자인 퀄컴은 멀티미디어 통합 브랜드를 ‘런치패드(Launchpad)’로 명명하고 멀티미디어 기반을 휴대폰에서 스마트폰과 포켓 PC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퀄컴은 런치패드로 오디오·비디오·미디 (MIDI)·GPS 기반의 응용 소프트웨어(SW) 및 카메라 등을 포함한 다채로운 지원 SW를 제공하며 차세대에는 ‘스냅드래곤’이란 플랫폼 전략으로 멀티미디어기기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브로드컴도 최근 휴대폰과 휴대형 미디어 플레이어를 위한 고선명(HD)·초절전형의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칩(모델명 BCM2727)을 발표했다. 브로드컴이 개발한 새로운 MAP칩은 HD급의 고화질 비디오 캠코더, 최대 1200만 픽셀의 디지털카메라, 3D게임을 기존 휴대폰 정도 크기와 배터리 용량에서 동시에 구현한다. 즉 휴대폰에 이 프로세서를 탑재하면 HD급 동영상 시청은 물론이고 3D게임까지 휴대폰과 같은 크기에서 구현할 수 있어 UM PC를 위협하고 있다.

 양사의 MAP칩은 와이브로나 HSDPA(고속 하향패킷접속)의 3G 통신칩과 결합해 인터넷 구현도 강화될 전망이어서 성능이 PC 수준에 버금가는 것도 시간 문제다.

 ◇PC 성능 그대로 손안에=PC 기반 업체의 MAP칩 전략은 PC 수준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크기와 전력소모를 크게 줄이는 프로세서를 만드는 것. CPU업체인 인텔의 미래 전략이 바로 그렇다.

 인텔은 올해 개발자포럼(IDF)에서 내년에 모바일 인터넷 장치인 MID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탑재될 펜린 기반의 몬테비나 프로세서 기술은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는 전체 노트북 라인에 걸쳐 적용되며, HD DVD·블루레이 지원, 기업에 필요한 데이터 관리 능력 및 보안기능 등이 포함됐다. 또 인텔의 MID는 와이파이 및 와이맥스 통합 무선 기술을 강화한 프로세서 기술로 3∼6인치 내비게이션 정도 크기의 PC로 구현하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 또 초기 UM PC에 비해 전력소모가 10배 감소한 것도 이 제품의 특징으로 배터리 수명을 현저하게 향상시켜 PC의 소형화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AMD도 2D와 3D 그래픽·이미지·동영상·고음질의 오디오와 고해상도의 모바일 TV 등을 구현하는 ‘이미지온 미디어 프로세서’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AMD의 이미지온 프로세서를 탑재한 2G 및 3G 휴대폰이 이미 50여종이 넘게 발표될 정도로 PC 외에도 모바일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컨버전스 최후 승자는 또 다른 융합=IDC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은 전 세계 규모가 지난해 15억달러에서 2010년 33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이 시장을 놓고 어느 진영이 주도권을 잡을지 관심이 많다.

 하지만 PC나 휴대폰 진영 양쪽 모두 서로 성능과 크기·전력소모 면에서 서로 닮아 가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IT전문가는 이러한 경쟁을 단순히 하드웨어(HW)나 SW의 싸움으로 국한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민병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PC와 휴대폰 간에 기능과 모양이 갈수록 서로 비슷해져 차별성이 크지 않다”라며 “애플의 ‘아이폰’이 인기를 누리며 경향을 주도하듯 향후 휴대폰과 PC를 넘어 어느 칩이 어떤 콘텐츠나 서비스와 융합하느냐가 생존의 열쇠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즉 종국에는 HW와 콘텐츠 그리고 서비스 간 결합이 성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민 연구원은 “반도체업체의 합종연횡이 심화하듯 앞으로는 서비스나 콘텐츠업체와의 합종연횡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향후 반도체업체와 콘텐츠·서비스업체 등 이종업체 간 합종연횡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