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700㎒ 확보에 대한 긍정적 신호?’
미국 내 방송과 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이 최근 구글이 발표한 ‘개방형 휴대폰 동맹(OHA:Open Handset Alliance)’ 계획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OHA는 구글이 개발한 휴대폰용 운용체계(OS)를 여러 기업들이 함께 쓰자는 일종의 컨소시엄으로 OS가 무료인 데다 관련 기술도 공개돼 응용 프로그램을 누구나 만들어 쓸 수 있다.
케빈 마틴 FCC 의장<사진>은 성명을 통해 “과거 주파수 할당 규칙을 제정할 때 지적한 대로 네트워크·단말기·애플리케이션 분야의 개방은 혁신을 가속하고 소비자가 자유롭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며 구글의 OHA 사업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의 발언이 주목을 끄는 것은 내년 1월 FCC가 아날로그 방송 중단으로 생긴 700㎒대의 유휴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있으며 이 주파수 경매에 구글이 나섰기 때문이다. 최종 낙찰자 선정이 내년 1월 16일이고 현재 700㎒ 주파수를 따내기 위해 구글 외 AT&T와 버라이즌 등도 가세한 상태지만 FCC 의장이 특정 사업자를 지목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또 마틴 의장의 언급이 단순히 700㎒ 경매 규정을 다시 확인한 수준에 불과한 것이라 해도 결과적으로 구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FCC는 경매 조건으로 망 개방뿐 아니라 단말기 개방을 내세우고 있는데 구글의 OS가 FCC 규정에 적합하다는 것이 이미 마틴 의장의 발언으로 인정받은 셈이어서, 구글이 주파수 경매에서 탈락해도 휴대폰 업체들이 구글의 OS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C넷 측은 “구글이 여러모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700㎒ 경매
700㎒는 원래 내후년 미국서 ‘임기’를 마치는 주파수다. 지난 2005년 12월 미국 의회에서 디지털 방송법이 통과되면서 2009년 2월 17일 자정부터 미국의 모든 방송국들이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중단해야 하는데, 이 아날로그 방송용으로 할당된 것이 바로 700㎒ 대역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그러나 방송용으로선 역할이 끝나는 이 주파수 대역을 통신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년 1월 16일 경매에 붙이겠다고 밝혀 관심을 촉발시켰다. 700㎒ 대역은 미국에서 사실상 마지막 남은 유휴 주파수인 데다 기술적으로도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700㎒ 대역은 현재의 이동통신이나 무선인터넷 기술인 와이파이보다도 데이터를 보다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끊김도 없어 통신이 안정적이고 건물이나 벽과 같은 장애물이나 악천후에도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