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으로 간 영화, 흥행성적과는 무관

 ‘슈렉3, 디워, 식객 등 대박 영화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간 이후는?’

 이동통신사와 게임 개발사들은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소재로 할 경우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 홍보나 마케팅이 쉽고, 신규 고객 유치가 쉽다는 판단에서 영화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소재 모바일 게임 중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의 다운로드 수가 30∼40만 정도로 이는 개발비를 빼고 약간의 이익을 내는 수준으로 대박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아직까지는 모바일 게임이 영화의 성공을 따라가지는 못하는 상황.

왜일까.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영화판권을 사들인 이후 개봉시기와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시차, 품질에서 두 마리 토끼 잡기 힘들어=업계는 영화의 성공이 모바일 게임의 인기로 직결되지 못하는 이유로 ‘시차’를 꼽는다. 인기 영화를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기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게임을 개발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6개월. 이를 위해서는 외화의 경우 국내 개봉 일정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라이선스를 확보한 후 게임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국내 개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업권을 확보한 후 미리 게임 개발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조원영 게임로프트코리아 대표는 “(게임로프트) 본사의 경우 미리 게임 개발을 시작한 후 라이선스 확보를 하고 더 상세하게 일을 진행하지만 국내 기업이 미리 개발을 하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영화 개봉 일정이 가시화된 뒤 모바일 게임 사업권을 확보하다 보면 게임 개발에 충분한 시간 투자를 하기 힘들다. 이는 높은 수준의 품질을 가진 게임을 만들기 힘들게 하는 현실적 장애로 작용한다. 설령 시간을 들여 게임을 만들었다 해도 영화 개봉시기와 맞추지 못하면 게임의 인지도를 확보하기 어려워 성공 확률이 낮아진다. 이는 외화뿐만 아니라 국내 개봉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규 고객 유치 위해 출시 계속 될 듯=아직까지 영화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 중 히트작은 없지만 이통사와 게임 개발사 모두 향후 영화 소재의 모바일 게임 출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화의 인지도를 활용해 신규 고객 유치를 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노태윤 지앤씨인터랙티브 대표는 “신규 사용자들은 친숙한 이름을 가진 게임에 손쉽게 접근하기 때문에 이름이 알려진 영화를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일정부분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용보 SKT 게임사업팀장은 “영화 원작 모바일 게임이 게임의 질적 향상, 영화사와 협력 등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개봉 예정 영화 중 ‘베오 울프’ ‘아메리칸 갱스터’ ‘인디아나 존스4’ 등이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