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정부차원에서 코발트, 백금, 인듐 등 희소성 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브츠와나 등 남아프리카 각국에 자원 탐사기술과 탐사팀을 파견해 광산 권리 확보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차 전지업계는 최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산화코발트 가격이 급등, 관세율을 낮춰달라고까지 요구할 만큼 희소 금속에대한 국내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본처럼 원재료를 대규모로 수입해 가공해 판매하는 글로벌 소재업체들이 거의 없어 현실적으로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 거래가가 희비 좌우=국내에서 100%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는 2차전지 양극화물질로 활용되는 산화코발트 외에도 평판 디스플레이의 투명전극(ITO 타깃)을 만드는 인듐, 기판유리 용광로 도금이나 전자제품 소재로 사용되는 백금 등이 있다.
현재 인듐을 원재료로 한 ITO타깃은 삼성코닝이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주로 일본 대기업들의 제품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삼성코닝의 경우 인듐을 미국 거래상을 통해 전량 수입하고 있으며, 미국 거래상은 캐나다·볼리비아 등으로부터 원재료를 확보하고 있다. 백금이나 코발트도 중간 거래상을 통해 수입하는 비슷한 경로로 수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간 거래상들이 형성하는 국제거래가에 따라 소재 생산비용이 출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못 벗어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산화코발트 가격 폭등처럼 2년전 인듐 가격이 현재의 배인 900달러 이상 치솟을 때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어 국내업체들이 사업의 차질을 빚기도 했다.
◇채굴권 확보 ‘딜레마’=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은 이 때문에 최근 자국 탐사위성 등을 활용해 남아프리카 일대에서 매장자원의 발굴 기술을 제공하고 광산 채굴의 일부 권리를 확보하는 적극적인 원재료 확보방안을 추진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물산, SK네트웍스 등 민간기업이 천연 자원 채굴권 확보하는 사업에 신규로 진출했으나 대부분 석화 에너지 등이 주축이고, 전자관련 원소재에는 아직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원소재 발굴에 직접 나서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산화코발트를 제외한 인듐, 백금 등의 수요량이 그리 크지 않아 광산 발굴 등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대비 경제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ITO타깃 세계 시장점유율이 70∼80%에 이르는 등 주요 원소재 소비가 워낙 많아 국가 차원에서 원소재 가격 급등에 대비할 수밖에 없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도 점진적으로 핵심 소재 국산화를 통한 자체 소비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채굴권 확보와 같은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면 국제거래가에 의존하는 후진적 소재 수급대책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