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노골적이지 않고 중독되는 서비스

 ‘광고를 보면 돈을 드립니다’는 모토로 사업을 시작했던 골드뱅크라는 회사가 있었다. 90년대 말 인터넷 붐을 몰고 왔던 벤처기업이다. 이 골드뱅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제 누리꾼은 인터넷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수익 수단에 열광하고 있다.

 바로 구글의 애드센스다. 에드센스는 직접적으로 광고를 보라던 골드뱅크에 비해 노골적이지 않은 게 달라진 점이다. 요즘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달지 않으면 뒤떨어졌다고 할 만큼 최근 애드센스가 확산됐다. 일부는 애드센스를 완벽한 성인오락이라고 평가한다. 애드센스의 카운터와 클릭 수를 확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중독돼 블로깅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블로거가 애드센스로 월 1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은 소수다.

 국내 검색 부분에서는 아직 구글이 네이버를 앞서지 않지만 구글 애드센스는 드러나지 않게 우리들 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실제로 구글코리아는 올 초 애드센스를 본격화한 후 10개월여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는 영업 기밀이지만 국내에서 성장이 그만큼 폭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애드센스 게임에 중독된 블로거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애드센스 채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롱테일이기 때문에 더 위협적이다.

 최근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즈 등 한국을 대표하는 포털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비즈니스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해외 사업 성과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해외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 뛰어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너무 이르다. 하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도 이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다. 구글의 애드센스처럼 사용자에게 이익을 나눠 주면서도 언어나 문화에 대한 거리감을 쉽게 느낄 수 없는 서비스에 대한 우리 포털들의 고민이 더 필요하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