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끄는 이공계 사람들](14)홍창선 국회의원

 ‘국회의 과학기술 전도사’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법안소위원장, 방송통신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아 맹활약중인 홍창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63)에게 동료 의원들이 지어 준 별명이다. ‘과학기술 경쟁력이 국가경쟁력‘ ‘과학기술이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설파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별명이 붙었다.

 이공계를 전공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과학기술자로 외길을 걸어온 홍 의원은 지난 2004년 국회에 입성하면서 과학기술 관련 법령 제정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그의 걸어온 길은 자체가 ‘블루오션’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당시 신설학과였던 연세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것, 미국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유치과학자로 귀국했을 때 역시 신설학과인 KAIST 항공공학과 교수 자리를 선택한 것도 그런 행보의 하나다.

 이후 20여년간 KAIST에 몸담으며 줄곧 연구에 전념하다 2001년 총장으로 선출된 홍 의원은 이때도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이어갔다. 생소한 개념이던 ‘융합교육’을 강조하여 ‘바이오시스템학과’ 등 다학제 학과를 신설한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 국내 대표 이공계대학 총장으로서 교육문제에만 관심을 국한하지 않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과 과학기술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 회장직을 다년간 맡아 국가 과학기술 아젠다 설정에 앞장섰다.

 그런 활약을 인정받아 2004년 총선에서 여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발탁돼 순수 과학기술자 최초로 국회의원이 됐다. 과학기술 전도사를 자처하는 홍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자마자 ‘국회싸이앤텍포럼’이라는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었다. 일단 과학기술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관심과 인식을 높여야만 그를 토대로 제대로된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판단은 적중해 싸이앤텍포럼은 지난 3년여 기간 중 20회가 넘는 과학기술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할 활동을 보여 뛰어난 의원연구단체에 수여하는 우수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

 홍 의원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풍성한 입법결실을 일궈냈다. 과학기술부의 부총리부처 승격 법안을 통과시켰고 KAIST총장 재임 중 발생한 실험실 폭발사고를 거울 삼아 연구실안전환경조성법 제정을 주도한 바 있다. 우주개발진흥법 제정과정에서도 전공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대덕R&D특구법 추진당시 지역구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의원들을 물리치고 명문과 원칙을 지켜낸 사례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방송통신특별위원회 간사를 겸임하여 IPTV도입법안의 연내 마무리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그 동안 중심을 잃지 않고 ‘정치인이 아닌 정책인’으로서 과학기술 이슈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기술자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소명을 한시도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공계 기피현상의 근원인 과학기술자 처우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과학기술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인생모토

 ‘不患人之不己知 患其不能也’.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무능함을 근심하라는 뜻으로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는 듯한 정치인들 틈에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이 경구를 의원회관 사무실 벽에 걸어두고 항상 되새기고 있다.

○인생에 변화를 준 사람

 ‘미스터 쓴소리’로 유명한 노암 촘스키 MIT 교수. 언어학 분야 대가면서 정치학, 철학, 인지과학, 심리학 등 다방면에서 해박한 지식도 존경스럽지만 무엇보다 올곧은 논리로 조국의 부조리에 대해 성찰의 메시지를 끝없이 던지는 양심과 심지를 더욱 존경한다.

○이공계에 하고 싶은 한마디

 ‘이공계’의 위기가 아니라 ‘이공인’의 위기라는 말을 잘 음미할 필요가 있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사회로 발전하면서 이공계는 더욱 중요해졌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전공지식과 더불어 리더십,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소프트스킬을 연마하라.

○주요 이력

△1967년 연세대 기계공학과 졸업 △1977년 미국 팬실베니아 주립대 응용역학 박사 △1977년 NASA 랭글리센터 연구원 △1979년 KAIST 항공공학과 교수 △1996∼1997년 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 △2001년 KAIST 총장 △2002∼2004년 과학기술정부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 회장 △2003∼2004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2004∼현재 대통합민주신당 국회의원, 국회싸이앤텍포럼 대표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법안소위원장,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