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환 정통부 장관이 14일 산하기관인 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으로 공문을 보냈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3년간 경영실적보고서 인건비 항목에서 ‘비정규직 급여를 빠뜨린 잘못’을 뉘우치라는 뜻을 담아 임직원 7명을 징계하라고 통보한 거죠.
NIA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정통부로부터 통보된 대로 경영혁신실장을 비롯한 팀장급 이상 4명을 ‘1∼3개월 감봉’, 실무진 3명을 ‘경고’ 조치할 계획입니다. 팀장급 이상 4명은 이미 보직도 해임됐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총괄 권한이 기획예산처 장관에게 있는데, 왜 정통부 장관이 징계하라고 통보했을까요? 지난 6일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된 대로 예산처 장관이 NIA에 통보하면 되는데 정통부에 떠넘긴 겁니다.
정통부의 정양성 감사관은 이에 대해 “예산처가 공공기관 운영을 총괄하고 부처별로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체계인데 아직 (관련법이) 정착되지 않아 일부 혼선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만, 마치 시어머니(예산처)가 시누이(정통부)에게 회초리를 넘긴 꼴이네요. 지난달 9일 ‘고의성이 없는 실수’라는 감사결과를 냈던 정통부였기에 회초리를 든 손이 떨릴 것 같습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왜 NIA에만 책임을 묻는 거죠? 관련 업무를 위탁수행(정통부)하든, 총괄(예산처)하든 ‘3년이나 묵은 잘못’을 책임을 질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NIA가 아무 얘기도 못하고 냉가슴만 앓습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