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가 인수합병(M&A) 호재로 들썩거립니다. 수년 만에 찾아온 랠리에 각 증권사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SK텔레콤-하나로 인수 승인을 안하면 광화문에서 시위하겠다”고 농을 던집니다.
사실 그간 통신 애널리스트의 목소리는 시장에서 큰 관심을 얻지 못했습니다. SKT, KT 등이 자리만 차지하고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니 보고서 역시 ‘그 나물의 그 밥’이었죠. 지난달에는 KT 기업가치가 NHN에 역전당하자 ‘짐 싸야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통신주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니 다시 힘을 내게 된 거죠. 이번 주에만 10개가 넘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전망 일색입니다.
반면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우울합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속된 말로 죽을 쑤는 마당에 힘이 날 리가 없죠.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개점휴업’이라는 말로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업황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명암도 엇갈리나 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애널리스트에게 중요한 것은 잘 나갈 때 뒤를 바라보고, 힘들 때 앞을 내다보는 지혜가 아닐까요.
모두가 ‘고’라고 외칠 때 흥분하지 않고 냉정한 전망을 내놓는 보고서(통신)와 모두가 어렵다고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할만한 포인트를 집어내는 보고서(반도체)를 기대합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