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은 오디오, MP3플레이어, 홈시어터, LCD 모니터 등 기존 제품에 이어 올 10월부터 휴대폰 생산이 시작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톈진 선전에 이어 중국 내 세 번째 휴대폰 생산기지일 뿐 아니라 ‘셀(Cell)방식’을 기치로 내걸고 생산혁신 활동이 한창이다. 예컨대, 하나의 셀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한 꺼번에 5개의 MP3플레이어를 조립하고, 이어 검사까지 마친다.
지난 15일 후이저우삼성전자법인 내 MP3플레이어(모델명 T-10) 생산 라인에 들어서자, 직원들의 일손이 바쁘게 돌아간다. 그런데, 오후 4시를 넘어서자 MP3플레이어 생산라인에 있던 일부 생산직 근로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부재 중 직원의 모니터에는 하루 자신의 목표량 270개 달성표시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문강호 후이저우삼성전자 법인장은 “하루 생산 목표량을 일찍 마쳐 퇴근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규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지만, 하루 목표량을 달성한 직원은 자유롭게 퇴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컨베이어 생산방식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 셀방식으로 전환 이후 가능해 졌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는 박지성 처럼 한 사람이 다양한 공정을 소화해 내는 멀티플레이어를 육성하는 ‘다기능공 육성정책’의 결과물이다. 후이저우삼성법인은 분기별로 직원들의 숙련도를 5단계로 테스트 해 각각의 레벨에 따라 혜택을 준다.
문강호 법인장은 “2인실 기숙사 제공은 물론 해외법인 연수 등 성과에 따른 보상을 주고 있다”며 “셀방식을 근간으로 한 생산성 향상은 물류시스템 개선과 검사작업의 효율성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방식은 또한 포장을 마치고 출하되는 제품의 고유 시리얼 넘버가 찍혀지기 때문에 불량이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 파악도 간단하다.
후이저우삼성법인은 올 초까지만 300명이 월평균 30만개를 만들었지만, 현재 118명이 70만개의 MP3플레이어를 생산한다. 19인치 LCD 모니터 역시 5초에 1개가 생산된다.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은 “후이저우 공장은 생산성 향상 및 원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혁신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는 곳”이라며 “물류시스템 개선, 직원들의 동선 최소화, 품질검사의 효율성 향상 등이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생산성 개선이 이어지면서 후이저우법인은 전략적 생산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6억9000만달러에 불과했던 후이저우삼성전자 매출액은 올해 12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매출성장률은 휴대폰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데 힘입어 400%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강호 법인장은 “셀라인의 진수는 계측기 등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등의 검사자동화에 있다”며 “앞으로 70개에 달할 휴대폰 협력사에 대한 경영혁신 활동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이저우(중국)=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