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밭이 강남 노른자위 땅이 됐습니다.”
주종옥 정보통신부 주파수정책팀장은 18일 ‘2007 세계전파통신회의(WRC-07)’에서 들려온 낭보를 접하고 “국내에서 과감하게 개발해 상용화한 와이브로용 주파수 대역이 4세대(G) 이동통신용 세계 공통 대역으로 채택됨으로써 당장 글로벌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종옥 팀장은 특히 “이번에 4G용 주파수로 선정된 4개 대역 가운데 현재 이미 사용되고 있는 와이브로의 기술과 시장성이 가장 파워풀하다”며 “일종의 주파수 선점효과까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2.5㎓나 3.5㎓ 대역에서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국제 통용어) 서비스를 추진하거나 검토했던 영국·대만·러시아·미국 등 34개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2.3㎓용 와이브로 장비를 곧바로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요 국가에서 2.3∼2.4㎓(대역폭 100㎒) 대역을 군사용 통신이나 레이더로 통제·사용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간용 ‘세계 공통 대역’으로 전환하기에도 쉬워 서비스 확산이 빨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번에 함께 채택된 450∼470㎒ 대역은 폭이 20㎒에 불과한 데다 유럽형 3G 이동통신(UMTS500) 주파수뿐만 아니라 생활용 무전기·간이 주파수공용통신(TRS) 등에 쓰이고 있어 시장 획정문제까지 얽혀 있다. 470∼806·862㎒ 역시 디지털TV 방송용을 뺀 나머지 대역을 써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폭이 좁아지는 데다 아날로그TV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된 뒤에나 쓸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우리나라 2G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장 특성이 좋은 주파수로서 인정받아 이동통신사업자가 공동 사용을 바라는 SK텔레콤의 800㎒ 대역보다 더 효율적인 700㎒ 대역(아날로그 방송용)을 4G 이동통신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고무적이라는 게 정통부의 설명이다. 즉 디지털TV 방송용 대역을 피해 700㎒를 4G 이동통신용 대역으로 조성해 800㎒와 함께 주파수 재분배에 활용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로 풀이된다. 경우에 따라 국내 첫 경매용 주파수 대상으로 쓸 수도 있을 전망이다.
애초 가장 폭이 넓어 4G에 적합할 것으로 예측됐던 3.4∼4.2㎓ 대역도 채택 과정에서 3.4∼3.6㎓로 폭이 크게 줄어 와이브로에 유리한 형국이다. 특히 이 대역은 ‘세계 공통 대역’이 아닌 ‘국가별로 알아서 써도 되는 대역’으로 채택돼 상대적으로 활성화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미 유럽 전 지역과 미국·아시아 등지에서 고정위성통신이나 군사용으로 여전히 쓰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정부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이 와이브로 사업권 반납 당시 주파수 비용으로 1조원 정도를 아꼈는데,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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