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예수 기간을 3년으로 하고서야 상장을 허락받았습니다.”
최근 코스닥 상장이 예정된 한 모바일솔루션 업체 대표의 말이다. ‘보호예수’는 기업이 상장하는 과정에 적용되는 제도다.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대주주나 기관투자가들의 주식을 일정기간 시장에 나오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대주주의 경우는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책임을 지게 하는 차원에서도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상장 후 6개월, 코스닥시장은 상장 후 1년간이다.
주관사가 이 업체에 통상 1년 정도인 보호예수기간을 굳이 3년까지 요구한 데는 이유가 있다. 모바일솔루션 분야는 코스닥 상장을 하고 나면 지분을 팔고 가버리는 행태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것. 한마디로 모바일솔루션업체들을 ‘못 믿겠다’는 얘기다. 지난 해 말부터 모바일솔루션 업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지난해 신지소프트에 이어 지난 4월 SI업체 스핏이 모빌탑을 인수했고, 이어 5월에는 휴대폰 케이스업체 도움이 코디너스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인트로모바일이 인프라밸리의 주식 31%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선도업체였던 XCE마저 한독무역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M&A와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은 시장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솔루션 분야의 인수합병(M&A)은 최악으로 치닫는 업계의 현실과 대주주가 사업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모바일솔루션 업체는 상장만 되면 지분을 넘기고 가버리더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말았다. 신뢰를 잃었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모바일솔루션에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업체들의 사기마저 꺾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솔루션업계가 첫 번째로 삼아야 할 과제는 당연히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어야 한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