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C사무총장, 北 산업표준화 활동 한국과 공조

IEC사무총장, 北 산업표준화 활동 한국과 공조

 “한국과 협조해 북한의 산업 표준화 활동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돕겠습니다. 경협을 추진하는 남과 북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한국 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방한한 아하론 아미트 IEC 사무총장(61)은 북한의 표준화 현황과 수준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아미트 사무총장은 특히 북한이 IEC가 진행하는 교육 섹션에 참여하겠다고 요청해오는 등 국제표준화 동향과 활동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IEC가 마련한 개발도상국 교육프로그램에는 비회원국에 대한 과정도 포함돼 있다”며 “북한의 표준화 움직임에는 경협을 염두에 둔 한국과 중국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만큼 우선 한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북한이 국제표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99년 취임해 8년째 IEC를 이끌고 있는 아미트 사무총장은 전기전자분야 표준활동 무대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 실력자다. 세계 전기전자분야 표준을 작성·발간해온 IEC는 주로 선진국들이 자국에 유리한 국제표준을 도출하는 창구로 인식돼왔지만 최근에는 개도국들에도 국제표준에 근거한 제품을 생산하도록 초기 산업화 과정에 많은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아미트 사무총장은 “실제로 중국의 하이얼은 독일 진출 시 냉장고가 국제표준을 따르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으며 수출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소개하고 “그러나 확인해 보니 하이얼의 냉장고는 이미 세계에 확산돼 있는 IEC 국제표준에 근거해 제조돼 있었고 따라서 큰 문제없이 수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산업화가 뒤진 북한으로서는 귀담아들을 만한 대목이다.

 아미트 사무총장은 “한국은 빠른 성장으로 세계 전기전자제품 교역에서 그 입지를 인정받고 있으나, 사업규모에 비해서는 표준화 활동이 다소 미진한 편”이라며 “이번 방문은 한국이 다른 선진국처럼 IEC를 통한 표준화 활동을 강화해, IEC 국제 표준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해 줄 것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미트 사무총장은 이번 방문길에 최갑홍 기술표준원장, 김동원 한국디스플레이산엽협회 부회장, 김준철 한국전기산업진흥회,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 등과 만나 상호관심사와 IEC의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