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끄는 이공계 사람들](15)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대한민국 이끄는 이공계 사람들](15)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한국 기술벤처 CEO의 21세기형 모델’ ‘한국 제조업 벤처의 한계를 한차원 승화시킨 인물’ ‘중소기업 인재경영의 실천 모델’

 반도체장비 국산화 1세대를 대표하는 엔지니어 출신 CEO 황철주 사장(48). 과묵한 성격과 온화한 성품과는 다르게 기술 개발분야에서만은 남다른 추진력과 열정을 기울이며, 이공계 후배들에게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요즘 황 사장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새로운 컨셉트를 창조’ 하는 것이다. 반도체에서 디스플레이로, 그리고 태양전지로 이어지는 핵심 장비를 국산화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의 미래를 그는 바로 이 ‘창조’에서 찾는다.

 우리나라의 첨단장비산업이 제 2 도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따라가는 기술 개발’에서 ‘리딩하는 기술 창조’로의 마인드 전환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기술 특허는 현재 900여개. 중소기업으로서는 좀 과하다 싶을 만큼 특허에 집착해 온 황사장은, 주성엔지니어링의 모든 특허를 직접 챙기면서 세계적인 기술력 확보에 열정을 쏱고 있다.

 업계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은 ‘밖으로는 부드럽고, 안으로는 강한 기업’이라고 평가한다. 해외 유명 장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는 사이, 주성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외유내강형 글로벌 장비업체’로 성장해 있다.

 젊은 시절 외국계 반도체 기업의 기술지원 엔지니어로 장비 분야와 처음 인연을 맺은 황 사장은 입사 후 10년 동안 특유의 성실함과 집념으로 사내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인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기간이 황사장에게는 반도체 장비 기술의 큰 흐름을 체득할 수 있는, 지금의 창조적 장비 개발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불철주야 장비를 살폈고, 고객들의 주문사항과 생산공정 변화를 빠짐없이 점검했다.

 당시 그가 작성해 남긴 자료만 작은 트럭 한대 분이 될 정도였으며 국내 고객사와 해외 장비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장비에 관한 한 국내 일인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외국 엔지니어를 능가하는 기술력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지금도 연간 매출 20%의 연구개발 투입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술벤처=주성’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밑거름이 됐다.

 황사장의 ‘인재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자신을 이만큼 키워준 것도, 자신이 앞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도 인재’라고 강조한다.

신념이 이렇다 보니, 그는 회사의 핵심 자원인 직원을 세계 최고의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부단히 채찍질을 가한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핵심 사업에 맞는 전략적인 인력조직를 구축하고 있으며, 스톡옵션·성과급제도 등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 발휘를 독려하고 있다.

 예비 인재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황 사장은 지난 2005년 5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해 일운장학기술재단을 설립했다. 인재 육성을 통한 사회기여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한 사람을 맡아 정성을 다해 키운다’는 의미의 일운 (一云) 장학 재단을 통해, 그는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이공계 인재들이 마음껏 자신의 재능과 창의력을 펼쳐가며 기술 산업의 중요한 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앞장서 나가겠다는 각오다.

 황 사장은 “기업의 대표자로서 개인적인 꿈은 앞으로 주성의 성장을 함께할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업조직과 복지수준을 갖추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엔지니어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성장을 이어갈 이공계 인재를 한 명이라도 더 육성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강조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인생모토>

‘당당한 일등이 되자.’ 첨단 기술이 주도하는 장비시장에서는 최고 품질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독보적인 기술 차별화를 통한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인생에 변화를 준 사람>

주성엔지니어링의 발전을 함께해 온 모든 직원들. 어려운 시절에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동반자로서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 시절 주성을 한국의 대표 장비업체로 키우겠다는 모든 주성인의 도전의식과 자부심은 지금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본사 건물 벽면에 내걸린 가로 13m, 세로 19m의 대형 태극기로 표현되고 있다.

<이공계에 하고 싶은 한마디>

창조적인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라. 머릿속으로 수 많은 이론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똑똑한 사람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주요이력

인하대 공대 졸업 (전공: 전자공학) 인하대 명예 공학박사

<이력>

1986∼1993년: 한국 ASM 근무

1995∼현재: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수상내역>

1998년 9월 벤처기업상 과학기술부장관 표창 수상

2004년 특허기술상 대상(충무공상) 수상

2005년 벤처기업 대상(은탑산업훈장) 수상

2006년 반도체 기술대상 세계으뜸기술상(대통령상)

2006년 대한민국 신기술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