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상가의 잃어버린 영화를 변화된 세상에서 다시 한번 되찾고 싶습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우리나라 디지털전자 쇼핑몰 시장의 틀을 바꿀 새로운 출발점이자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오는 12월 1일 개장하는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초대 대표이사로 임명된 박흥수 사장(49)의 취임 일성이다. 처음엔 이력만 보고 고개가 갸우뚱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현대중공업에서 10년 이상 조선소 밥을 먹다가 지난 2000년 현 프라임그룹에 입사한 뒤 3년간 기획업무를 맡았었고 2004년부터는 프라임의 광명 ‘크로앙스’ 쇼핑몰 사장을 지냈던 그다. 이 정도 경험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 복합 쇼핑몰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 하지만 의문도 잠시 알고 보니 이 사람 서울 강변역 인근 쓰레기하치장을 오늘날 강변 테크노마트로 성공시킨 주역이었다.
박 사장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국내 가전유통 시장에서 집단상가가 크게 퇴조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강변 테크노마트가 새로운 전자 복합 쇼핑몰의 효시였듯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또한번 한국을 대표하는 진일보한 쇼핑몰의 모델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믿는 비결은 ‘시행착오’로 축적한 성공 노하우다. 그동안 강변 테크노마트를 운영하면서 입점 상인과 고심 끝에 얻어낸 값진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냈단다. 우선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문화 콘텐츠 공간을 강화했다.
“이제 순수 상업시설로는 21세기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고객이 즐겨 찾고 머무를 수 있는 키워드는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총 3만3000㎡(1만평)를 대형 이벤트홀·영화관·공연장·교육장 등 문화공간으로 할애한 것도 이런 이유다.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 어떤 대형 유통점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고객 서비스 채비를 갖췄다는 점이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는 집단상가로는 처음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이 도입·운영되고 개점 당일부터 전 매장의 직원이 유니폼을 착용할 예정이다. 또 전자상가의 개별 상점이 대부분 뒤늦게 AS센터를 설치했던 것과 달리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아예 1개층 전부를 ‘멀티 AS센터’로 만들어 개점과 동시에 선보인다. 박 사장은 “(고객 서비스가)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최대한 빨리 그것도 충분히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지닌 남다른 경쟁력은 결국 박 사장이 강변 테크노마트 입점 상인과 쌓았던 상생관계가 저변에 깔려 있었다. 그는 신도림 테크노마트내 5개층 3만3000㎡(1만평) 규모로 꾸며지는 전자 전문매장의 약 절반 정도를 처음부터 ‘공동운영제’로 해볼 참이다.
박 사장은 “디지털가전 시장의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입점 상인에게는 영업 활성화를 나아가 분양주에게는 임대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면서 “모두가 시행착오 과정에서 상인과 고민해 얻어낸 답”이라고 귀뜸했다. 당장은 숫자(매출)에 대한 욕심도 없다.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고객에게 즐거움과 편리함 쇼핑의 만족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 바람”이라는 그의 말이 현실로 되는 순간 서울 서남부 지역의 ‘랜드마크’로 불리지 않을까 싶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