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동의보감]

 37. 옛날 감기, 요즘 감기

 감기(感氣)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기후가 변하고 사람들이 변해서 감기도 변한다. 따라서 치료도 달라진다.

 감기는 말 그대로 대기 중의 공기에 사람이 감촉(感觸)돼 걸리는 병적 상태다. 그래서 그 당시 공기의 상태와 걸리는 사람의 특성과 컨디션에 따라 감기가 달라진다.

 예전에는 겨울에 삼한사온(三寒四溫)도 뚜렷하고 사계절의 특성도 확연했다. 사람도 육체를 비교적 많이 움직이는 편이었다. 다시 말해 추위도 뚜렷하고 사람의 기운과 피육(皮肉)도 무르지 않고 단단했다. 그래서 감기에 걸려도 보통 짧고 화끈하게 앓고 넘어갔다. 뚜렷한 증상과 열을 동반하고 며칠 앓고 말끔히 나아버리는 식이었다. 감기와 몸 안의 기운이 제대로 전투를 한 판 치르고 끝내는 것이다. 대략 이런 것은 한의학에서 ‘상한(傷寒)’이라는 분류에 들어가고 매우 자세히 연구돼 있다.

 요즘은 기후가 점차 따뜻해지고 계절의 특성이 불분명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적어졌다. 그래서 감기의 양상도 변했다. 확실한 추위가 아님에도 사람들은 감기에 걸린다. 생기(生氣)와 피육이 물러져 외부 공기에 대항을 잘 못 하는 것이다. 나의 기운이 약하다 보니 감기와 한 판 시원하게 싸우지도 못하면서 고만고만하게 감기를 오래 달고 있게 된다. 물론 증상도 심하지 않은 사례가 많다(오래되면 체력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증상은 만성화가 된다. 이것이 다름아니라 요즘 많은 만성비염의 주된 발생 경과다). 추위도 별로 없는데 내 생기가 약해서 오는 이런 감기를 한의서에서는 감모(感冒)라고 분류한다.

 상한의 치료법과 감모의 치료법이 워낙 섬세하고 방대해 간단히 말하기는 쉽지 않으나 비교하자면 요즘 주된 감기에 해당하는 감모는 자기 기운이 약한 것이 주요 문제라서 기운을 살리고 탄탄히 하는 것을 기본으로 깔게 된다.

 이렇듯 요즘은 만성비염 같은 만성질환은 물론이고 감기조차도 기력(氣力)을 단단히 하는 것이 절실한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