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리더십
피터 S 코헨 지음, 황해선 옮김, 이콘 펴냄.
1994년 파산 직전에 몰린 콘티넨털항공. 이착륙 지연은 빈번했고 기내식과 서비스는 보잘 것 없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직원은 며칠이 멀다 하고 병가를 냈다. 그런데 고든 베순 CEO가 취임한 후 1년 만인 1995년 이 회사는 신속 정확한 항공사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JD파워는 콘티넨털항공을 고객만족도가 가장 높은 항공사로 선정했다. 놀라운 혁신의 비결은 무엇일까.
오늘날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성장·수익의 질·고객 만족·생산성 향상·사회적 평판 등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해결할 수 있을지 막막하고 경쟁은 치열해지기만 하다.
저자인 경영컨설턴트 피터 S 코헨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가치(value)’에서 찾으라고 역설한다. 기업이 고객·직원·주주·지역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가치를 주고받는지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더 나은 기업으로 도약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훌륭한 업무를 수행한 직원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회사는 경쟁사보다 고객 만족도가 높고 뛰어난 실적을 낸다. 투자자도 주식을 매집하기 때문에 기업의 시장 가치도 올라간다.
저자는 기적에 가까운 콘티넨털항공의 변신 비결도 ‘밸류 리더십’으로 풀었다. 베순 CEO가 처음 한 일은 콘티넨털항공의 가치를 새로 설정하는 것. 그는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 수행과 생산성을 가치로 내걸었고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 몇 가지를 먼저 시행했다.
또 직원에게는 신속 정확한 국내 항공사 10위 안에 들면 월 350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6개월 동안 결근하지 않는 직원만을 대상으로 추첨으로 자동차도 6대씩 나눠줬다. 이후 콘티넨털항공은 모든 면에서 달라졌다. 책임 떠넘기는 시간에 불과하던 ‘이착륙 지연 원인 규명회의’가 효율적인 대안을 찾는 회의로 바뀌었다. 가치란 결국 기업과 이해 당사자 간 관계를 말하며 리더십의 요체 역시 이해 당사자에 적합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달려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밸류 리더십을 설명하기 위해 성공과 실패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가치지수(VQ) 측정 방법을 소개, 기업의 강점과 약점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저자는 밸류 리더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월마트·골드만삭스·존슨앤드존슨·사우스웨스트항공·시놉시스·MBNA·JM스머커와 경쟁회사를 꼼꼼히 분석한 후 △인간관계의 존중 △팀워크의 활성화 △성장동력의 내적 발견 △약속의 이행 △자기만족과의 싸움 △다양한 역량의 배양 △사회 환원 활동 등 밸류 리더십을 위한 7가지 경영 원칙도 제시한다. 1만5000원.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