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기술유출 갈등 `날 선다`

美-中, 기술유출 갈등 `날 선다`

 ‘일촉즉발.’

미국 산업계의 기술 및 콘텐츠 대 중국 유출 위기 의식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자국의 산업·군사 정보를 빼내려는 중국의 첩보활동을 ‘위협’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저작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미국의 핵심기술 획득을 위해 공격적인 대규모 스파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국 스파이 활동이 미국의 기술 보호 노력에 최대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이 미국의 기간통신망을 겨냥한 파괴적인 전술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표현하면서 중국발 사이버 테러 공격을 우려했다. ‘낮은 인건비’를 찾아 중국으로 산업을 이전하다간 기밀 유출도 불가피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최근에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더 이상 중국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연대에 나섰다.

25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5개 영화제작사들은 중국 베이징의 인터넷 업체 제부닷컴(Jeboo.com)과 상하이 지역 PC방이 자신들의 영화를 무단 복제, 유통했다며 영업 중단을 요청하는 고소장을 중국 당국에 제출했다. 20세기폭스·월트디즈니·패러마운트픽처스·콜롬비아픽처스·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은 제부닷컴이 PC방에서 영화를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작, 배포해 320만위안(43만2000달러)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이같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움직임은 저작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충돌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제부닷컴은 ‘나의 온라인 시네마’라는 코너를 개설한 뒤, 3만편이 넘는 영화와 TV 드라마 시리즈를 확보한 중국 최대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라고 홍보해왔다. 또 웹사이트에는 ‘우리의 방대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저작권 계약을 한 협력사로부터 확보한 합법적인 것’라는 문구도 걸어놓았다.

미국 정부는 “자국의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산업계가 중국의 불법 복제 및 유통으로 수십억달러의 금전적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가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중국 정부에 끌려다니면서 오히려 불법 복제 산업을 키우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중국 정부는 개별 사안에 대한 논평을 자제하면서 “중국 정부도 국제 기준에 맞춰 기술 보호 규범을 만들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