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경쟁력은 탁월한 제조 경쟁력에 있지만 효율적인 실시간 공급망 관리(SCM)도 숨은 비결입니다.”
하이닉스는 고객 중심의 공급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통합화’, ‘공급시스템의 동기화’ 추진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한국 공급망관리(SCM) 학회가 수여하는 제6회 한국SCM 대상을 수상했다.
반도체는 수요의 변동이 심하고 제품 수명 주기가 짧은 데다 글로벌 기업화로 인해 물류이동이 복잡해 공급망 관리 능력에 따라 수익이 좌우되는 분야다.
하이닉스 임직원들이 SCM을 잘 활용하는 예는 회의를 위해 별도의 자료를 가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이닉스글로벌관리시스템(HiGMS)’이라는 SCM 기반의 정보시스템을 이용, 한국·미국·중국 등 8개 전세계 생산법인 및 판매법인·지점 등의 생산량과 가동률, 재고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 분석해 바로 의사 결정을 내린다.
하이닉스 SCM 구축 주역인 남정곤 CIO(상무)는 “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의 SCM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가장 잘 SCM을 활용하는 기업”이라며 “최고위 임원들이 SCM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이를 활용하도록 독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SCM 구축 방법은 특이하다.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2000년대 초반,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2003년부터 단위 공장부터 차근차근 SCM을 구축하기 시작, 지난 2006년 해외법인까지 통합했고 올해는 영업 수요와 고객납기 관리시스템을 구축중이다.
고객과 납품업체를 연결하는 SCM보다는 내부 SCM망을 완료하고 고객과 납품업체로 확대하는 수순이다. 내년 초에는 고객까지 연결한 SCM망이 완료돼 명실상부한 SCM망이 완료될 전망이다.
남 상무는 “고객까지 연결한 SCM망이 완료되면 영업에서 주문이 바로 라인 및 제품 할당으로 이어지고 앞으로의 시황 및 주문 예측까지 가능해진다”며 “만들면 팔렸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공급과잉에 따라 시장 분석, 주문 예측 등 영업측면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하이닉스에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SCM은 일반 직원들에게는 귀찮고 힘든 일인 데다가 밖으로 드러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고위층의 일관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