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게임의 성공 키워드가 중세 시대 판타지 일변도에서 미래 공상과학(SF)으로 확대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콘솔게임은 물론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SF 대작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게임 엔진과 그래픽 기술이 크게 향상, 콘솔게임은 물론 온라인게임에서도 SF의 생명인 시각 효과가 사실적으로 표현되면서 관련 게임 개발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래 SF 대작 게임은 콘솔게임에서 시작됐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판매량을 단숨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수준으로 끌어올린 ‘헤일로3’는 출시될 때 미국 영화 산업 매출이 27%나 줄어들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 게임은 2552년을 배경으로 인류와 외계 종족의 싸움을 줄거리로 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9월 28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게임을 처음 선보였을 때 초도 물량이 5일 만에 매진되는 인기를 끌었다.
EA의 ‘크라이시스(위기)’도 기대되는 콘솔용 미래 SF 대작이다. 이 게임은 2020년을 무대로 북한과 미국이 협력해 외계인을 무찌르는 내용이다. 항상 적으로만 나오던 북한군이 외계인과 함께 싸우는 아군으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EA코리아는 올해 안에 이 게임의 한글 버전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시작은 콘솔이지만 미래 SF 대작 게임은 온라인에서 만개할 전망이다. 그 주역은 웹젠의 ‘헉슬리’와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 런던’이다.
웹젠이 ‘뮤’ 이후에 사운을 걸고 만든 ‘헉슬리’는 MMOFPS라는 새로운 장르로 출시 전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게임은 달 조각과 충돌해 폐허가 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신인류와 돌연변이 자손이 싸우는 내용이다.
최근 1차 비공개 테스트를 마치고 내달 13일 2차 비공개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북미 지역 테스트에서 참가한 이용자의 93%가 정식 서비스를 해보겠다는 의향을 밝힐 정도로 해외시장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 런던’은 2038년 런던을 배경으로 인류와 악마와의 대결을 그린 MMORPG다. 이 게임은 디아블로2의 산파였던 빌 로퍼가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이미 누적 수출액 5400만 달러를 기록,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10월 말부터 북미 지역부터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밖에 PC게임으로는 지난 달 액티비전코리아가 내놓은 ‘바이오쇼크’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이은 미래 배경 SF 게임의 등장은 세계 시장을 겨냥한 게임 업계의 기획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가 간 대결이나 판타지는 지역이나 문화에 따라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 있지만 SF는 탈 국가적 소재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 사람에게나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
강기종 웹젠 헉슬리 PD는 “SF를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는 혁신적인 장르와 창조성을 추구하는 차세대 게임의 방향과 잘 어울린다”며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고자 시나리오 등 기획에 특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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