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박람회(엑스포)의 여수 유치는 정부기관과 우리 기업의 합작품이었다.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엑스포에 뛰어들었다. 우리 기업이 엑스포 유치전에 적극 나선 이유는 엑스포 자체가 도시 행사로 치뤄지는 ‘올림픽’과는 달리 ‘국가가 참여하는 행사’라는 점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김재철 여수엑스포 유치위원장, 강무현 해양수산부장관, 박준영 전남도지사, 오현섭 여수시장이 주연급이라면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김종은 LG전자 유럽총괄 사장, 유치위원회 이상문 기획팀장 등은 말 그대로 ‘빛나는 조연’이었다. 대전엑스포 조직위원장이었던 오명 전 과학기술부총리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140개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상대로 500일간 국민을 대표해 총력외교전을 벌였다. 지난해 11월 13일 미주 4개국에 첫 유치단이 파견된 이후 우리나라는 모두 46차례에 걸쳐 110개 BIE 회원국을 찾아다녔다. 비행거리만도 167만7천200km로 지구의 42바퀴나 된다.
주연은 당연히 한덕수 국무총리다. 한 총리의 엑스포 유치전은 지난 4월 취임 초기부터 시작됐다. 그는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 유치를 최우선 정책사업 중 꼽고 ‘올인’했다. 네 차례나 유치지원 위원회를 열어 각 부처를 직접 뛰게 만들었다. 한총리는 지난 6월 제141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프레젠테이션을 주도하고 19개국 BIE 회원국 대표를 면담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1차, 2차 국제심포지엄 때도 BIE 회원국 고위대표를 직접 만나 유치전을 펼쳤다.
김재철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 유치위원장도 당연히 남우주연상 감이다. 지난해 5월30일 여수세계엑스포 유치위원회 결성 이후 정·재계 유치활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장한 여수엑스포 사령탑이다. 무역협회 등 다양한 조직을 거느린 경험이 보탬이 됐다. 김 위원장은 외교부·산자부·해양부 등 정부부처와 여수시·전남도 등 지자체는 물론 다양한 파워엘리트들을 유치위로 끌어들여 힘을 보탰다. 정부와 학계, 민간 기업 등을 총망라한 매머드급 지원단을 만들어 이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유럽지역 28개국에 14차례, 아프리카.중동 지역 12개국에 8차례, 미주.중남미 지역 19개국에 7차례에 걸쳐 유치단을 파견해 110여개국의 표심을 공략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 개최의 주무부처 장관으로 지난 5월 취임 이후 5차례에 걸쳐 아프리카와 남태평양, 북유럽 등 오지에 있는 20개 BIE 회원국의 표밭을 다졌다. 엑스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무장관으로 부처 업무 조정등을 담당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 명예유치위원장 직함을 갖고 다녔다. 지난 4월부터 6개월여간 지구 3바퀴를 돌며 유치활동을 벌였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슬로바키아, 체코, 터키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6번 출장길에 올라 슬로바키아와 체코 등 동구권과 터키, 브라질, 프랑스,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8개국을 방문했다. 총리급 이상 저명인사를 다섯 차례나 만났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정부사절단장을 맡았다. 중남미, 아프리카, 동유럽 등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진 21개국을 방문, 지구를 4바퀴 돌고 BIE 회원국 장차관급 이상의 고위인사를 166명, 외국 대사급 인사를 156명 이상 면담하는 등 정력적인 유치활동을 벌였다.
오현섭 여수시장은 지자체 단체장으로 엑스포 유치로 단박에 뉴스 초점에 섰다. 1년동안 지구를 7바퀴 돌며 강행군을 해왔다. 박람회 개최국 후보 도시의 대표로서 BIE가 있는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유럽과 중남미 등 총 89회에 걸쳐 17개국을 방문했다.
조연급 인물 중에는 이상문 유치위 기획팀장이 눈에 띈다. 2005년 3월부터 해양수산부 여수세계박람회 준비기획단의 창단 멤버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2006년 5월 유치위원회 출범, 박람회 기본계획 수립과 세계박람회기구(BIE) 현지실사, 2회에 걸친 국제심포지엄, 그리고 개최지 결정 투표일 총회장 PT준비를 담당해 온 실무 책임자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투표 전 시연된 PT에서 전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표현해 극찬을 받았다. 그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미 준비는 끝났다”며 유치에 자신감을 표명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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