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위대한 산업을 향해](7)위대한 산업이란

[통신, 위대한 산업을 향해](7)위대한 산업이란

 삼성전자·국민은행·포스코·신한지주·우리금융·기업은행·한국전력·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하나금융·외환은행·에스오일·하이닉스·LG필립스LCD.

 올해 매출액 10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동시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가는 대표 기업이다.

 통신 양강인 KT와 SK텔레콤 역시 ‘매출 10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양사는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조원을 이미 넘겼고 매출액도 8조원을 상회하고 있어 연말까지 매출 10조원 달성은 무난하다.

 이들은 분명 매출 규모로는 이론의 여지 없이 훌륭한 기업이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위대한 기업’으로 부를 수 있을까. ‘위대한 기업’, 또 그 기업이 모여 ‘위대한 산업’을 이룩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은 무엇인가.

 ◇국가 경제에 기여=‘위대한 산업’이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만 한다. 산업의 최우선 목표는 국가를 살찌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앞서 언급한 모든 산업군이 ‘위대한 산업’의 반열에 든다. 전자·금융·자동차·반도체·LCD·중공업 등 모든 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지탱하는 반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IT분야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언제나 수치로 여실히 나타난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5%p를 오르내리는 와중에도 IT산업 성장률은 10∼17%p 사이를 꾸준히 유지했다. IT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 역시 지난해 16.2%에 이른다. IT 없이 우리나라 경제를 말할 수 없다. 포스코·현대중공업·한국전력 등은 우리나라 국가경제의 인프라를 마련하는 산업으로써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서민 생활과 다소 멀어지는 듯한 금융 분야의 국가 경제 기여도는 다소 이론의 여지도 있다. 하지만 과거 외환위기 때를 돌이켜보면 튼튼한 금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수 있다.

 통신의 기여도는 명백하다. 통신산업 하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1%다. OECD 국가에서 통신의 GDP 비중이 2005년 기준 2.99%였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통신산업이 얼마나 크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사회에 기여=우선 뛰어난 고용유발 효과를 들 수 있다. 8만여명을 고용해 독보적인 삼성전자와 3만여명의 KT를 필두로 적게는 수천명에서 많게는 1만여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면서 사회 구성원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부품·설비 등 유관 산업으로 확산하는 고용효과까지 살펴보면 기여도는 어마어마하게 커진다. 지난 2004년 당시 직원 수가 1만9000명이었던 포스코의 실제 고용파급효과는 7만명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직접적 사회기여 활동도 많다.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2006년 기업 및 기업재단 사회공헌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202개 기업이 2006년 한 해 동안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금액은 총 1조8048억1600만원으로 작년 대비 28.7%p 증가했다. 특히 단순 기부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함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추세로 변화해 주목된다. 기업은 사회공헌 전담조직을 두고 직원의 직접 참여를 독려한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 이미지 개선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국내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6%가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인색하다. 응답자의 44.6%가 ‘보통’이라고 답했고 ‘미흡하다’는 의견도 35.6%에 달했다. ‘좋은 산업’을 넘어 ‘위대한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눈여겨볼 대목이다.

 ◇세계적 위상=누구나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 특히 세계 주요 지역에서 어김없이 볼 수 있는 우리 주요 기업의 제품에 마음이 뿌듯해진다.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도 휴대폰·TV 하면 삼성과 LG를 떠올린다. 우리는 전 세계 선박량의 41%를 건조하는 제1위의 조선대국(造船大國)이다. 통신 분야에서 아직까지 직접적인 해외진출 성과는 미흡하지만 전 세계 사람에게 우리나라를 IT 강국으로 인식시키는 데에는 통신 산업이 기여한 바가 절대적이다.

 개별 기업의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바탕으로 하나의 군을 이뤄 세계로 뻗어나가는 산업이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위상 자체를 드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여도는 비록 수치로 나타낼 수는 없어도 ‘대한민국’이 전 세계 국가 사이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위대한 산업’이란 결국 단순히 사회에 부를 안겨다 줌으로써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으로써 전 세계에 진출해 세계 유수의 기업과 싸워 이겨내고 후속 산업이 지속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반석이 돼야만 비로소 ‘위대한 산업’의 칭호를 들을 수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사회 대통합, 통신산업 통해 접근 가능

통신산업은 유선 100년, 무선 5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경제·사회적으로 엄청난 기여를 해왔으면서도 내수산업이라는 특성상 가치가 저평가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통신산업 특성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전기·전자·조선·자동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 어떤 산업보다 ‘위대한 산업’에 근접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바로 통신산업이 국민 개개인의 삶과 밀착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KT가 집전화로 전국민의 가정을 연결해냈으며 이동통신이 바통을 이어받은 지금은 전 국민 4200만명 개개인이 실시간으로 연결됐다.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는 1400만 가정에서 누구나 정보단절 없이 사회에 참여하는 시대를 열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비밀이 없어지면서 대한민국의 투명성은 점차 높아졌다. 이미 각종 사회적 여론을 이끌어내는 데 이동통신서비스가 주요한 수단으로 쓰인다. 누구나 휴대폰만 열면 17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의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의견도 개진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투표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젊은 층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에 큰 힘이 된다. 통신산업이 전 국민의 사회적인 통합을 이룩해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사회 대통합 역할은 통신산업이 아닌 타 산업으로선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다.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통신산업을 꾸리고 있는 기업 자신도 이렇게 중요한 수행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통신산업은 이미 매출과 국가 경제 기여도와 같이 외형적인 수로 표현하는 부분에도 ‘위대한 산업’의 요건을 갖췄다. 그동안 다소 부족하게 느껴져왔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수년간의 담금질 끝에 서서히 길이 보인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수많은 ‘좋은 산업’이 존재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위대한 산업’은 거의 없다. 지금까지 통신산업이 대한민국 대표산업으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젠 사회 대통합이라는 국가적 역할까지 수행해 진정 ‘위대한 산업’으로 거듭날 때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