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전 세계에서 3000억원의 매출을 낸 국산 캐릭터가 있다. 지난 2000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젠 세계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린 ‘뿌까’가 그 주인공.
오늘날의 뿌까가 있게 한 부즈(대표 김부경 www.vooz.co.kr)는 캐릭터사업 전문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 사장과 부사장을 맡고 있는 김부경·김유경 두 형제가 설립, 국내에서 최초로 캐릭터사업을 펼쳤다.
김유경 부사장은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보다가 그 안에 들어있는 캐릭터에 관심을 갖게 돼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뿌까가 상품화되어 진출한 국가는 130개국, 제품수는 2700여 품목에 달한다. 유럽, 남미, 중국,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뿌까를 만날 수 있으며 옷, 신발, 시계, 완구 등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품에 뿌까가 자리잡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프랑스에서는 키티를 제치고 오래전부터 1위 자리를 굳히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특히 뿌까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의 대표적인 사례로 애니메이션과 게임, 드라마 등에도 접목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캐나다·영국 등 4개국이 공동제작한 뿌까 TV애니메이션은 현재 70개국에서 방영중이며, 지난달 프랑스에서는 시청률 30%를 넘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김 부사장은 뿌까의 성공에 대해 “기존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던 귀여운 이미지를 넘어 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역동성을 많은 여성들이 선호한 거 같다”며 “동양적인 느낌도 가지고 있어 동서양 모두에서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는 아직 발을 내딛지 않았다. 단순히 진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준비로 확실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월트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좋은 콘텐츠를 산업화시키는 노하우도 습득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볼 때 캐릭터사업은 대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소자본으로 콘텐츠의 퀄리티로 승부한 부즈의 성공사례를 해외에서 많이 본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즈는 뿌까 외에도 지난해 ‘묘&가’와 ‘캐니멀’이라는 캐릭터를 론칭했으며 5가지의 캐릭터도 준비작업에 있다. 이들 캐릭터는 기획부터 상품까지 타깃층을 고려해 접근하고 있다. 캐니멀은 3∼7세를 대상으로 하며, 묘&가는 초등학생을 고객으로 설정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해외 캐릭터처럼 뿌까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캐릭터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캐릭터사업을 오늘날 수출 주도 산업으로 자리잡게한 부즈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