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수많은 와인 동호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부 젊은 여성 사이에선 ‘파티에는 와인’이라는 공식이 회자되고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와인 스트레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와인 애호가들이 빠르게 늘면서 우리나라 와인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덕분에 덩달아 수혜를 얻는 와인 관련 상품들도 적지 않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제품이 ‘와인셀러’다.
와인은 병 속에 있어도 숙성이 계속되는 탓에 아무리 좋은 와인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맛과 향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최적의 상태로 와인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온도·진동·습도·빛 등 눈에 보이지 않는 4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특히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와인의 생명이나 다름없다. 레드와인은 14℃, 화이트와인은 8℃가 적정한 보관 온도다. 때문에 좋은 와인셀러는 직접 냉각방식으로 온도의 편차가 없고 1℃ 단위로 미세하게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 좋다.
진동도 와인셀러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와인은 진동이 심한 저장고에 보관할 경우 바닥의 찌꺼기가 와인의 산화를 촉진시켜 특유의 맛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일반 냉장고나 김치냉장고가 와인 보관용도로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 낮은 온도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냉장고 콤프레셔의 진동 때문이다. 와인셀러는 진동이 거의 없는 ‘스테디 콤프레셔’를 채택해 최대한 와인 맛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해준다.
적정 습도 또한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습도가 높을수록 와인 보관에 좋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습할 경우 와인병에 붙어있는 라벨이 손상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와인셀러 제품은 적정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빛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은 물론 형광등 불빛도 와인의 맛과 향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특수 유리로 빛을 차단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와인셀러라 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와인셀러는 1병을 넣을 수 있는 소형부터 무려 130병까지 저장할 수 있는 대형까지 용량도 다양하고 가격은 10만원대부터 수백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나에게 맞는 와인셀러를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와인셀러는 우선 보관할 와인의 수량과 설치 방법을 생각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와인 초보자와 애호가가 와인셀러를 구입할 때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와인의 수량이다. 와인 초보자는 적은 수량의 와인만 보관해도 충분하지만 마니아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애호가들은 평소 즐겨 마시는 와인 외에도 오랜 시간을 숙성시킨뒤 마시고 싶어하는 와인도 있기 때문에 비교적 큰 용량의 제품이 낫다. 이밖에 설정 온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진동·소음의 정도, 자외선 차단율 등도 꼼꼼이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물론 사후서비스(AS)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시중에는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 고가의 유럽산 제품, 국산 대기업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국산 제품이 AS를 받기에는 좋다.
현재 많이 팔리는 와인셀러는 25병까지 저장할 수 있고 4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하이얼 제품이나 41병의 저장용량에 성능과 디자인이 뛰어난 LG전자 ‘디오스 와인셀러(110만원대)’ 등이 가정용으로 인기다. 81병까지 보관할 수 있는 LG전자 디오스 제품이나 네덜란드 빈텍, 독일 리페르, GE 제품 등은 와인바와 같은 업소에 주로 판매되고 있다.
천덕우 현대홈쇼핑 Hmall 사업부 가전담당 MD, bizmasic@hm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