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와 자본 시장이 용틀임을 하고 있다. 홍콩·싱가포르에 이어 중국의 성장세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인도와 베트남 증권시장은 메가톤급 ‘폭발’이 진행 중이다.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가도 증권거래소를 세우며 글로벌 자본시장 변화에 동참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같은 아시아 자본시장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한국’이 서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바탕으로 구축된 증권거래 및 금융감독기구·매매시스템 등 각종 금융 인프라를 통째로 이들이 사들이고 있다.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2005년 출범과 동시에 동북아 최고 자본시장으로 도약해 국제화를 실현하고자 했던 증권선물거래소(KRX)의 글로벌화 전략도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과거에는 일본·홍콩이 그 역할을 했지만 이들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아시아 증시에서 형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벤치마킹 1순위 ‘한국증시’=KRX는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증권거래소 설립을 지원하거나, 증권거래 시스템을 수출하면서 ‘증시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IT 기반 금융 인프라 수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지난 2000년 문을 연 베트남 증시 설립이다.
베트남에서 성공을 거두자 주변 신흥 개발도상국가들도 앞다투어 한국 증시 시스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시장 불모지인 캄보디아가 아예 증권거래소 설립을 통째로 한국에 의뢰했다.
말레이시아 거래소는 영국과 인도 등 세계 굴지의 IT 기업을 제쳐놓고 KRX에 증권시장 채권매매시스템을 개발을 맡기기로 했다. 거래소는 오는 2008년 2월 초 가동 예정이다. 몽골도 증권시장 시스템 현대화 사업에 KRX 참여를 요청, 지원을 부탁했다. 여기에 최근 우즈베키스탄과도 활발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국내기업, 후방효과 기대=IT·금융 인프라 수출은 당장 큰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흥국에 증시를 설립할 경우 관련 법령은 물론, 감독기구와 거래시스템이 전부 한국식이다 보니 국내기업과 증권사들이 마치 ‘내 집 안방’처럼 쉽게 진출해 적응할 수 있다.
이런 자본시장 인프라 수출은 직접적인 수익창출 외에도 앞으로 국내 증권사나 IT 업체들이 이들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막대한 후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KRX와 함께 IT부문 수출·지원사업을 진행중인 코스콤 이명 전무는 “금융시장은 제도 등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면서 “증시에 우리나라 시스템이 들어가게 되면 관련 증권사·금융기관 등에서도 국내에서 검증된 우리 기업 제품을 쓰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배·김원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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