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평화보육원생들은 매년 봄 또는 여름 소풍을 간다. 올봄에는 서울랜드에서 신나게 놀았다. 그리고 6월에는 한강 둔치공원에서 열린 운동회에서 뛰고 구르고 넘어지면서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평화보육원 여학생 35명과 교사 3명, 한소리 동호회 회원 10명이 참가했다. 훌라후프, 대형 줄넘기, 림보 세트 게임이 이어졌다. 보육원 교사들마저 모두 하나가 돼 아름다운 함성을 만들어냈다.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일어나다가 박자가 뒤엉켜 또다시 넘어지는 등 운동회장은 웃음꽃이 만발했다.
그날의 즐거웠던 시간은 보육원 선생님뿐 아니라 노루페인트 노래동아리인 ‘한소리’ 회원들이 함께했다.
노루페인트의 한소리는 단순한 노래동아리가 아니다. 동호회원은 나누는 행복, 베푸는 행복을 아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봉사를 위해 노래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회원 35명 중 10명 이상은 격월로 보육원을 찾는다. 동호회원들의 양손에는 치킨·피자·음료수가 가득 들려 있다.
한소리 회원의 보육원생 사랑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소 과장을 하자면 한 달에 5000원에 불과한 회비를 상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가요제에 참가할 정도다. 한소리는 모 방송국이 주최하는 근로자가요제에 매년 참가한다. 지난 9월에는 노동문화예술제에 참가해 노래 실력을 뽐냈다. 휘파람 불며 마음의 흥을 돋우듯 노래와 봉사로 삶의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한소리 회원인 이경준 대리는 “아이들이 사랑받지 못하는 게 가장 안타깝다”며 “올 송년회는 1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보육원에서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루페인트 노래동아리 ‘한소리’는 노래와 봉사로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한소리는 벌써 20여년이 다 돼 가는 중견 동아리다. 적잖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평화보육원을 새 단장하는 데 필요한 페인트도 회사의 지원으로 무상 제공하는 등 다양한 선행 활동을 펼쳤다. 동호회원은 모두 베푸는 행복을 알고 있다.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 ‘참여하는 것이 아닌 동화(同化)되는 것’이라는 따뜻한 봉사의 공식을 만들고 있는 한소리. 이 동호회가 만들어 내는 고운 화음만큼 그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