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의 약세를 발판으로 올해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도약했던 한국의 휴대전화 수출이 내년에 노키아의 강력한 미국시장 반격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IT수출은 반도체의 부진을 휴대전화가 상쇄하는 형태로 성장을 구가해왔으나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미국시장 탈환을 공식화하면서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실제 파이낸셜 타임스는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Olli-Pekka Kallasvuo) 노키아 CEO와 인터뷰를 통해 노키아가 미국시장에서 과거처럼 최대 휴대전화 단말 공급자로 부상하려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노키아는 지난 2004년 버라이즌과 스프린트 넥스텔이 한국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을 채택하면서 단말 공급을 중단, 모토로라에 미국시장 최대 휴대전화 단말 공급자 지위를 넘겨준 뒤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현재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노키아는 그러나 버라이즌이 최근 4세대 통신기술로 유럽방식인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에서 진화한 LTE(Long Term Evolution)를 채택하기로 한 것에 힘입어 우선 외부 아웃소싱을 통해 노키아 브랜드의 CDMA단말 공급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1위 단말 공급사업자 지위 탈환에 나섰다.
노키아 칼라스부오 CEO는 "이미 올 3분기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노키아의 점유율을 39%로 끌어올렸다"며 "일본 이외에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시장인 미국에서 선전하면 노키아는 40% 이상의 시장점유율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최대 휴대전화 공급자가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라도 기울일 것"이라며 "우리의 가장 실현 가능한 야망은 미국시장에서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이를 위해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 넥스텔, T모바일 등 미국의 4개 이동통신 사업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각종 단말을 적기에 공급할 방침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올 3분기 미국시장에서 모토로라가 3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삼성전자 20%, LG전자 16%, 노키아 1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