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지스터 기술 개발에서 뛰어난 공을 세운 영웅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윌리엄 쇼클리(1910∼1989)다. 쇼클리는 트랜지스터 공동 발명자이자 노벨상 수상자다. 쇼클리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36년 벨 연구소에 입사해 1947년 팀 동료인 월터 브래튼(1902∼1987년), 존 바딘(1908∼1991년)과 함께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이 공로로 1956년 이들 세 사람은 노벨상을 수상했다.
쇼클리는 벨 연구소가 자신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늘어놓다가 1955년 사직하고 이듬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에 쇼클리반도체를 설립했다. 그러나 그는 편집증적인 경영 방식과 직원들에 대한 횡포로 유명했다. 결국 밥 노이스와 고든 무어 등 8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 경쟁사인 페어차일드반도체를 설립했고, 쇼클리반도체는 1960년 다른 기업에 매각돼 1969년 사업을 접었다.
인텔의 공동창업자 겸 명예회장인 고든 무어도 빼놓을 수 없다. 192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무어는 1950년에 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에서 화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1954년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에서 화학과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65년 4월 출판된 컴퓨터 잡지 ‘더일렉트로닉스’에 기고한 글에서 유명한 ‘무어의 법칙’을 발표했다. 무어는 1968년 7월 인텔을 공동창립했고, CEO 등을 거쳐 1987년 4월 앤드루 그로브를 후임자로 내정하고 1997년 은퇴해 명예회장이 됐다.
존 바딘은 프린스턴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벨 연구소에서 일하며 쇼클리·브래튼과 함께 반도체 연구 및 트랜지스터 개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1972년 초전도이론을 완성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또 받았다.
월터 브래튼은 미네소타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벨연구소에서 쇼클리·바딘과 함께 일한 후 1967년부터 1972년까지 휘트먼대학 조교수로 일했다. 그는 이후 반도체 자유표면에서 광효과를 발견하기도 했다.
삼성 반도체의 산 증인인 김광호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에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반도체 사업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반도체 시장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전 부회장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의 초석을 놓게 한 인물로 꼽힌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을 역임했던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진 전 장관은 16메가 D램 개발의 주역이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메모리 용량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져 있다. 그는 1953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MIT에서 전자공학 박사를 받았다. 그는 1994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차세대 메모리개발총괄 상무이사, 1998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전무)을 거쳐 1999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에 올랐다. 2004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도 맡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