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분리(RS) 장비에 대한 유지 보수 계약 문제로 인해 오는 19일 17대 대통령선거 투표용지 분리작업에 장애 발생 시 늑장 대응이 우려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RS 핵심 소프트웨어(SW) 업체인 인지소프트 측은 RS장비를 공급할 당시 유지보수 계약을 하지 않아 갑자기 장애가 발생하면 최악의 상황에서 대선 투표용지 분리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RS장비의 운영SW인 ‘문서인식SW’는 투표용지에 찍힌 도장 형태를 자동 인식, 유효표와 무효표를 판단하고 대선후보 별로 유효 투표를 정확히 분리해 투표수를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SW다.
문서 인식 솔루션을 공급한 인지소프트는 현재 유지보수 계약 미체결을 이유로 선거 당일 중앙선관위의 기술 인력 파견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 측은 “유지보수 계약을 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만 밝혔다.
이에 인지소프트 측은 “선관위 측이 ‘하자 발생 시 지원한다’는 계약서상의 문구를 앞세워 유지보수 계약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하자보수 계약과 유지보수 계약은 엄연히 다르다”면서 “하자보수는 하자가 발생했을 때 요청에 의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유지보수는 주변 환경 영향을 반영, 신속하게 하자 이전에 예방·예측·고객지원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어 “선관위 측이 이 같은 조항을 근거로 기술인력을 파견해달라고 하고 있지만 유지보수 계약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 당일 기술인력을 미리 파견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밝혀 사고가 발생해도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전망이다. 인지소프트는 그러나 투표 용지 식별 작업 중에 장애가 발생하고 이후 선관위의 지원 요청을 접수한 후 내부 절차에 따라 기술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는 형태의 하자보수 계약에 준한 서비스는 제공키로 했다.
김명주 GS인증협회 사무국장도 “공공기관이 하자보수와 유지보수를 혼동하는 사례가 있다”며 “문제 발생 시 주변 환경 영향도 따져야 하기 때문에 하자보수가 아닌 유지보수 계약을 해야 신속하게 장애 발생에 대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수민·문보경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