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SK그룹 내 통신 관계사 및 업무 영역의 대대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그룹 내 통신 사업은 SK텔레콤 자회사 형태로 비교적 단일한 지분 구조를 형성했지만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중복사업이 많아지면서 정비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 조정 방향은 전체 통신시장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쟁사도 향배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SK, 유선사업 구도 정비 필요성 대두=SK텔레콤은 지난 10여년간 유선 사업을 차분히 확장해왔다. SK텔레콤이 지분 90% 이상을 투자해 설립한 SK텔링크는 초기 국제전화 및 별정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전화 사업이 주력 분야다.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과 지분 관계는 자유롭지만 회선임대 사업에서 하나로텔레콤과 겹친다. 공공 및 정부 망 사업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경험도 있다.
이 가운데 SK텔링크의 사업영역은 하나로텔레콤과 거의 겹친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안팎에서는 양사의 합병을 점치고 있으며 실제로 SK그룹은 합병을 검토 중이다. SK 고위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는 합병 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외형적으로는 초고속인터넷 사업과 IPTV 사업 수행 주체인 하나로텔레콤이 더욱 크다.
더욱이 하나로텔레콤이 상장 기업인 데 비해 SK텔링크는 비상장 기업이어서 SK텔링크를 흡수합병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바로 합병할지 아니면 상장 후 합병할지 방법상 문제만 남아있을 뿐 오래 끌 사안이 아니라는 견해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SK텔링크 내부에서 하나로텔레콤으로 이직 희망자가 줄을 섰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하나로 자회사·방송 및 콘텐츠 사업 영역 조정도=위성DMB 사업자인 티유미디어나 SK텔레콤 자회사인 콘텐츠 관련 기업들 그리고 하나로텔레콤의 자회사 사업 정비도 숙제다.
하나로텔레콤은 IPTV 관련 콘텐츠 사업을 벌이는 하나로미디어를 비롯해 포털 및 인터넷 사업의 하나로드림, 사옥 관리 및 구내통신 사업을 담당하는 하나로산업개발 등을 자회사로 뒀다.
이 밖에 지역별 법인으로 존재하는 콜센터와 텔레마케팅 전문 기업도 있다. 하나로텔레콤과 SK텔링크 합병에 따른 인프라 정비가 이뤄진다면 관련 자회사 조직 정비도 불가피하다. 특히 콘텐츠 및 인터넷 관련 사업은 SK텔레콤이 이미 안정적인 사업을 벌이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조정 가능성이 높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마케팅 관리 전문회사와 같이 기업과 사업 영역을 망라해 ‘해체해 다시 조립하는’ 식의 대대적인 조정이 예상됐다.
◇적임자를 찾아라=사업 조정 방향은 SK텔레콤이 오는 20일 전후로 단행할 임원 인사에 당장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조정 구도와 맞물린 계열사를 망라한 보직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과 SK텔링크의 합병을 고려한다면 CEO 및 재무담당 임원들이 겸직할 가능성을 점친다.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경영진 파견은 정부 인가가 난 후에 가능하기 때문에 SK텔링크 차기 CEO가 그 역할을 함께 맡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SK텔레콤의 올 임원 인사 폭이 그 어느 해보다 클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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