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양산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LG화학 2차전지로 달리게 됐다.
LG화학(대표 김반석)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오는 2009년 하반기 양산할 하이브리드자동차 ‘아반떼’에 리튬폴리머 2차전지 공급 업체로 단독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당초 탑재될 2차전지가 니켈수소전지로 개발되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리튬폴리머 전지로 낙점됐다. 리튬폴리머전지가 니켈수소전지에 비해 50% 이상의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제공하고, 현재 상태(용량·전력 잔류량 등)를 상대적으로 정확히 나태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두 제품간 재료·생산비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향후 충북 청원군 오창테크노파크에서 이번 현대·기아차 공급 물량을 포함한 하이브리드자동차용 리튬폴리머전지를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일본이 독주하고 있는 자동차용 전지시장에서 기술격차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하이브리드자동차시장의 세계적 톱플레이어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의 눈>
LG화학이 국내 최대 완성차 메이커인 현대·기아차와 손잡은 것은 국내 하이브리드자동차용 전지시장의 ‘파워온’을 의미한다.
휴대폰·노트북PC 등 모바일기기용 2차전지에 국한되다시피 성장해 온 국내 2차전지업계가 자동차시장이라는 큰물을 만나게 됐다는 점에서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세계 2차전지시장의 약 21%를 점하고 있는 한국이 58%선인 일본을 추격하는 데도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지난 2002년 이후 6년 가까이 국내 하이브리드자동차용 2차전지 기술 및 상용화를 선도해 온 LG화학은 이번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맹체를 급속히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04년 미국의 에너지성(DOE)과 빅3 자동차업체(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로 구성된 컨소시엄 USABC(US Advanced Battery Consortium)로부터 460만달러 규모의 리튬 폴리머전지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구 개발중이며, 지난 6월에는 GM이 개발 중인 플러그인 방식의 하이브리드자동차 ‘시보레 볼트’에 적용될 전지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LG나 현대차그룹과 같은 대기업 계열사 차원의 협력이 아닌, 관련 전담 법인 설립 등의 책임있는 조직을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로 올라선 일본 도요타가 일찌기 마쓰시타전기와 하이브리드자동차 전용 배터리 연구에서부터 개발·생산까지 전담하는 합작법인 파나소닉EV에너지를 만들어 10년이상 공동 운영 중인 것이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