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고객이 백화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에스컬레이터 밖으로 떨어져 숨졌다면 고객에게 60%, 백화점에 40%의 과실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7부(재판장 장재윤 부장판사)는 19일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추락해 사망한 홍모(당시 26세.여)씨 부모와 언니가 수원애경역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8천3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일부승소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고가 난 백화점 건물의 소유자인 피고는 에스컬레이터의 핸드레일 상단부와 건축물 사이에 사람이 추락할 수 있을 정도의 간격이 있다면 추락을 방지할 안전선반이나 낙하방지망을 설치했어야 하는데 아무런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사고를 발생하게 한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숨진 홍씨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는 작동상황에 주의를 기울여 스스로 안전을 도모해야 함에도 술에 취해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고 이 과실이 사고발생의 중대한 원인이 된다”며 피고의 책임비율을 40%로 제한했다.
홍씨는 지난해 8월1일 오후 5시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수원역사내 애경백화점 M1층에서 1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 오다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바깥쪽으로 떨어져 4.2m 아래 1층 바닥에 추락해 6일 뒤 사망했다.
그러자 홍씨 부모는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상단부와 건축물 사이에 1.27∼2m 간격이 있었는데도 추락사고를 방지할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며 백화점측을 상대로 1억8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