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통령선거 당일 투표용지 분리기는 당초 개표 도중 우려했던 장애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순조롭게 개표 작업을 진행했다.
관련업계는 대선을 앞두고 투표용지 분리 장비에 내장한 소프트웨어의한 유지보수 계약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통령선거 투표용지 분리작업에 갑작스러운 장애 발생 시 늑장 대응이 우려된 바 있다.
투표용지 분리 장비의 운용 소프트웨어(문서인식 프로그램)는 투표용지에 찍힌 도장 형태를 자동 인식, 유효표와 무효표를 판단하는 게 핵심이다. 이어 대선후보별로 유효 투표를 정확히 분리해 투표수를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데 결정적인 기능을 한다.
문서 인식 솔루션을 공급한 인지소프트 한 관계자는 “선관위에 기술 인력을 상주하는 문제를 내부 논의했으나 소프트웨어 성능 점검을 이미 마친 상태에서 굳이 기술 인력을 현장에 보낼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 기술 인력을 파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지소프트는 기술 인력을 상시 출동 대기 상태로 배치했다. 만의 하나 갑작스러운 장애 발생 가능성에 염두에 둔 것이다.
한편 투표용지 분리기 관련 하드웨어 유지 보수 업체인 한틀시스템도 전 직원이 19일 오후 6시부터 비상 대기 근무에 일제히 들어갔다. 투표용지 분리기에 장애 현상이 발생하면 이를 신속하게 대체 장비로 교체하거나 인지소프트 측과 협력, 장애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이 갑작스러운 장애를 대비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과 공조체계를 갖춘 것으로 안다”면서 “미리 준비해 대처하는 상시대응 체제를 위해서라도 제도적 허점을 짚어보고 소프트웨어 유지보수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