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만든 사람들

 ‘대통령 이명박’을 기획한 이들은 원내 그룹과 외곽그룹인 안국포럼에 포진해 있다. 원내 그룹은 이 당선자와 혈연, 학연, 당내 역학구도에 따라 만들어진 그룹이다. 이에 비해 안국포럼은 이명박 당선자의 그림자 같은 외곽조직이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과 언론사, 기업, 교수, 법조인 출신의 40대 소장파가 주축을 이룬다.

 ◇국회 원내 그룹=이상득 국회 부의장,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 이재오 최고의원, 호남표 결집을 이끌어낸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포진해 있다. 이재오 최고위원을 내세워 원내 세력을 규합, 경선과 대선 승리를 이끌어냈다. 당내 입지가 약했던 이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경선 물길을 돌린 주인공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계파를 만들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킨다는 허점을 파고들어 대선보다 어렵다는 당내 경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최고 인물로 떠오른 사람은 정두언·박형준 의원이다.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 시 정무부시장을 거친 정두언 의원은 경선과 대선과정에서 선거 전략을 주도하는 ‘전략기획통’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시와 한나라당을 거치면서 이 후보와 가장 근접거리에 있던 인물로 ‘이명박 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안국포럼을 이끌고 있다. 이 후보의 ‘입’을 자처한 박형준 의원은 캠프에서는 범여권의 네거티브를 온몸으로 맞는 ‘총알받이’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고 평가한다. 국회 디지털국회추진위원회 자문위원, 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소장파 중 정두언 의원과 양대 축으로 꼽힌다. 경선 때 비서실장을 담당한 주호영 의원은 불교계 마당발이다.

 ◇안국포럼=‘이명박 콘텐츠’를 만든 사람은 안국포럼 멤버 40여명이다. 핵심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30명 안팎. 이들은 2006년 말 고양시 인근에서 워크숍을 가졌다. 이때 포럼 내부 멤버와 자문교수단 포함해서 17대 대통령 선거와 경선과정에서 ‘네거티브 전략 막기’를 필승 핵심카드로 꼽았다. 후보 이미지를 ‘다이내믹’으로 하자는 것도 이 자리에서 결정됐다. 멤버는 이 후보를 ‘대중 속으로’ 넣어 ‘인간 이명박’을 탄생시켰다. 1년 넘게 이어진 40∼50%에 이르는 이 후보의 고공행진은 안국포럼 멤버에 의해 기획됐다. 40대가 주축인 이들은 이 후보에게 직접 여론을 전달하고 정책을 조율할 만큼 전폭적 신뢰를 받았다.

 주축 멤버는 이춘식 전 서울 부시장, 백성운 전 경기 부지사, 정태근 전 서울 부시장, 배용수 전 국회 도서관장, 강만수 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유우익 서울대 교수, 곽승준 고려대 교수,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 등이다. 공무원 출신과 서울시 멤버는 전략기획과 공보, 의전 등을, 교수진은 한반도 대운하를 비롯한 경제 문제의 자문역을 담당했다. 서울시 박영준 전 정무국장, 강승규 전 홍보기획관, 권택기 미래연대 사무처장, 조해진 한나라당 부대변인, 신재민 전 조선일보 부국장, 한나라당 수석 부대변인인 은진수 변호사도 주요 인물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