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의 전자정보통신 부문, 과학기술정책을 포함한 차기 정부 경제정책은 ‘실천’이란 단어로 대표됩니다. 실천은 지도자의 핵심 덕목이지요. 국가 정책을 완전하게 수행하려면 지도자 의지와 판단력, 실천력이 필요합니다. 국민은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명박 후보를 선택한 것입니다.”
박찬모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이명박 후보의 ‘당선 확실’ 방송이 나오던 19일 저녁 여의도에서 서둘러 만났다. 포스텍 총장 출신인 그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교육과학기술 부문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그에게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과학기술 및 교육, 산업정책에 대해 물었다.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차분했다.
박찬모 위원장은 이명박 당선자가 추진할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청사진을 ‘실천’이라고 못박았다. ‘실천하는 CEO형 대통령’, 이미 예견됐던 바다. 기업에서의 ‘실천’은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성과를 만드는 일’을 뜻한다. 대선 캠프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이 당선자가 말하는 실천은 ‘얼마를 투여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며, 그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로 요약된다. 기업 사장단 회의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참여정부 정책이 모두 잘못된 게 아닙니다. 누가 추진하는가가 문제지요. 이번 선거 과정에서 나온 과학기술, 교육, 산업 정책들은 다듬어질 것입니다. 이제 국가 정책이라는 차원에서 봐야 할 것입니다. 당선자도 그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5대 과학기술정책을 시작으로 IT 부문 7대 전략과 3대 민생프로젝트,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내놓았다. 박찬모 선대위원장은 이 정책들은 “국가라는 틀 속에서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당선자 스타일로 ‘선택과 집중’ 품목을 골라내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박 위원장은 “조령모개식 정책이 아니라 현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장기적 안목의 마스터 플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과정에서 나온 ‘소프트 파워가 강한 나라’에 대한 의미를 물었다.
“당선자는 모두가 신명나게 연구하고, 일하고 즐기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 속에 내재한 창의력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프트화는 과학기술계와 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을 알아야만, 과학기술 및 전자산업 등 경제동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 위원장은 이 당선자가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모든 산업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학교과 중 ‘소프트웨어 과목’이 이공대 필수가 되는 현상도 나올 법도 하다. 정부부처는 물론이고 업계의 관심사인 정부 조직개편에 대해 물었다.
“당선자는 통·방 융합을 인수위 때부터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될 것입니다. 과기부와 교육부 문제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공상소설을 쓰는 것보다는 현실적 안목으로 일반적 사실을 찾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과학과 교육은 그 속에 독특한 그 분야만의 영역이 있습니다. 그 점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시끌벅적한 대선 캠프 생활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박찬모 총장’답게 한마디 했다. “저는 과학기술자입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