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년특집]한국 SW 세계로 세계로

 ‘시장은 넓다, 한국 소프트웨어(SW)가 세계로 간다. ’

국내 SW 기업이 글로벌 기치를 높이 들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가장 까다로운 고객 중 하나인 금융권과 공공기관에 솔루션을 공급, 실전으로 실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수익률이 높지 않은 점 때문에 내실있는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수요가 쏟아지고 있으며, 일본은 구식 시스템 교체 시장이 열리는 등 무궁무진한 시장이 해외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도 큰 매력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 진출 기지를 구축하는 한편, 공동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의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의해 수십억원에 이르는 굵직굵직한 수출 계약 소식도 이어지면서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세계 시장 진출 현황=국내 기업들이 가장 먼저 공략 대상으로 삼는 해외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지역이 가까워 대응이 빠를 뿐 아니라 국내 전자정부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높아서다. 게다가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통해 전자정부 솔루션 수출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어 제3국의 정부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진출을 적극 반기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의 가능성을 점친 대기업들은 해외에 법인을 마련하고 전자정부 솔루션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T서비스 기업들의 수출 비중은 많게는 10%에서 적게는 1% 수준으로 미흡한 수준이지만, 해외법인 설립을 서두르면서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은 “국내 기업은 대부분 공공기관에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성장해왔지만 작은 규모라도 이제 해외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라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장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세계로 함께 간다=지난 8월 국내 대표 SW기업들이 일본 수출을 위해 한일IT경영협의회를 만들었다. 이 협의회는 한일 양국 간의 SW분야 교류 확대를 목적으로 발족한 것으로, 일본 SW시장에 대한 심층적 정보를 수집하고 한일 IT사업 협력방안 등을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본은 향후 수조원에 이르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국전산업협동조합도 국내 기업들의 일본 진출 지원에 나섰다. 최근 한국전산업협동조합의 회원사들은 LM(레거시마이그레이션)협의회를 만들고 일본 기업과 제휴를 맺었다. 함께 일본의 구식 시스템 교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소프트웨어공제조합은 SW 수출 환경이 열악한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헝가리 4개 국가에 대한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미미한 남미·아프리카·동유럽 국가 대상 SW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현지 기관·단체·기업과 제휴를 맺었다. 이를 위해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 SW 수출 물꼬를 트기 위한 기반조성 작업을 벌였다. 브라질 한인상공회의소와는 전자상거래 시현과 1.5세대 교민 대상 IT교육 등에 필요한 사업모델 공동개발 관련 양해각서를 교환하기도 했다.

◇성과 달성 위한 과제는=SW나 솔루션은 그 나라의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W 수출이 힘든 이유기도 하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현지화다. 어떤 현지 파트너를 만나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도 있는만큼 국내 기업들은 현지 파트너 선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품질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주요 공략 시장으로 꼽는 일본은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국제적인 수준의 품질 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백원인 미라콤아이앤씨 사장은 “수출을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일 것”이라며 “그 나라의 문화를 잘 반영하고 품질을 강화한다면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